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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日 고향납세제, 답례품에 치중…본래 기부 목적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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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야마구치 다이치씨가 5일 일본 사가현 사가대학교에서 진행된 '2025 추계학술대회 겸 공동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사진=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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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총무성이 고향납세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기부가 몰리는 등 고향을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조치에 나섰다. 이에 기부자들이 지방정부의 답례품이 아닌 본래 기부 취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우레시노 시청 소속 공무원인 야마구치 다이치는 5일 일본 사가현 사가대학교에서 진행된 '2025 추계학술대회 겸 공동 국제학술대회'에서 "총무성에서 고향납세제가 본래 고향을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답례품에 좌우되지 않고 지방정부의 이니셔티브에 집중하는 기부자가 증가해야 지자체 노력에 의해 기부가 증가할 여지가 생긴다"고 제언했다. 일본은 대한민국 고향사랑기부제의 모태가 된 '고향납세제'를 약 18년째 시행 중이다. 지난해 일본 고향납세제의 기부금은 도입 15년 만인 2023년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했다. 지난해 모금액은 약 1조2700억엔이었다.

    일본 사가현 우레노시는 사가현 남서부에 위치한 2만4274명의 인구가 사는 작은 지자체다. 우레노시는 지난해 고향납세제로 21억6595만엔을 모금해 전국 1700개 지자체중 100위권 내에 있을 정도로 고향납세제 성적이 우수한 곳이다. 야마구치 다이치는 "온천이 유명한 만큼 호텔 숙박권과 지역 특산품인 소고기, 우레시노 차, 치즈 등의 답례품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야마구치 다이치는 이처럼 답례품에 따라 모금 성적이 좌우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답례품을 위주로 기부자들이 손익을 따지면서 육류나 해산물같은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는 지자체로 기부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보답하고 싶다는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지역 생산품 경쟁이 상당히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자체별 편차도 매우 큰 상황이다. 가장 모금액이 많은 지자체는 200억엔을 모금한 반면, 모금액이 수천만엔에 불과한 지자체도 다수다.

    이외에도 고향납세제의 여러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기부금의 절반이 포털사이트 중개업체 수수료, 반품 비용 등에 사용되고 지자체 직원만으로 대응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자주재원 확보, 지역홍보 등 효과도 있지만 고향납세제를 너무 의존해 재정 불안정성 등도 잇따른다"고 했다.

    야마구치 다이치는 "고향납세제는 일본에서도 찬성하는 사람 외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정부 측도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최적의 형태를 모색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기부가 원래 목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후쿠오카(일본)=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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