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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9 (월)

    이슈 G7 정상회담

    “미, G7 대신 중·러와 ‘C5’ 안보협의체…오스트리아 등 EU 탈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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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10일 촬영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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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백악관이 공개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의 ‘초안’에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이탈을 유도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 있었다고 미 국방전문매체가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 대신 중국, 러시아 등과 새로운 안보협의체를 구상하는 방안도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공식 버전 외에 다른 버전은 없다며 해당 문건의 존재를 부인했다.



    미국 국방전문매체 ‘디펜스 원’은 10일 “공식 발표 전 백악관 내에서 회람된 국가전략보고서의 확장판 초안을 확인했다”며 “주요 내용은 모두 같지만, 유럽연합을 해체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 등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디펜스 원에 따르면 더 긴 버전의 초안은 “유럽 국가들 중 트럼프 행정부와 성향이 비슷한 몇몇 국가들과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며 “유럽연합으로부터 탈퇴시키는 것을 목표로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등과 더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개된 국가안보전략은 “유럽연합과 같은 초국가적 기구가 정치적 자유와 주권을 훼손한다”고 비판하며 “유럽의 현재 흐름에 대한 저항을 배양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특정 국가를 상대로 탈퇴 작업을 한다는 것은 한발 더 나간 내용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 인구 1억명이 넘는 국가들로 구성된 ‘핵심 5개국’(Core 5·C5) 창설 제안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디펜스 원은 “‘부유하고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국가’라는 주요 7개국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주요 강대국 그룹을 창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 그룹은 주요 7개국과 마찬가지로 특정 주제를 화두로 정기적인 정상회담을 하게 되며, 첫번째 의제는 중동 안보,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요 8개국 그룹(G8, 현재는 G7)에서 추방된 것을 “매우 큰 실수”라고 하거나, “중국을 추가해 주요 9개국(G9)을 구성하자”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디펜스 원에 따르면 초안에는 ‘미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말았어야 했다. 달성할 수 없는 목표였다’는 직설적인 정세 판단도 담겨 있다고 한다.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는 디펜스 원에 “공개되지 않은 기밀 버전의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투명하다. 명확한 원칙과 우선순위에 따라 미국 정부에 실행을 지시하는 단 하나의 국가안보전략 문건에 서명했다”고 반박했다.



    폴리티코는 “독자적으로 해당 문건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트럼프 1기 때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소식통을 인용해 “C5 구상이 완전히 충격적인 것은 아니다. 주요 7개국 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같은 기존 기구들이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고려할 때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확실히 있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을 지낸 토리 타우시그도 폴리티코에 “C5 구상은 강한 지도자들과의 친화력, 해당 지역에서 세력권을 유지하는 강대국들과의 협력 등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회담을 ‘주요 2개국(G2) 회담’이라고 언급한 것도 ‘C5 창설’ 구상과 결을 같이하는 ‘새로운 권력 구성 시도’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하원의원(일리노이)은 이날 헤그세스 장관에게 이 표현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 공산당의 관계를 ‘G2’로 묘사한 것은 매우 당혹스럽다”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글로벌 적국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시사하는 것으로, 인도·태평양에서 분쟁 억제를 위한 국방부의 준비 태세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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