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구조당국은 이날 오전 1시 3분쯤 3번째 매몰자 60대 철근공 A씨를 발견·구조한 데 이어 낮 12시 28분쯤 4번째 매몰자 50대 배관공 B씨를 구조했으나 두 명 모두 숨졌다.
이로써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매몰된 작업자 4명이 모두 숨졌다. 구조당국은 수색 첫날 40대 미장공과 70대 철근공 등 2명을 구조했으나 숨졌고, 수색 사흘째 매몰자 2명을 추가로 발견·수습해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 이틀째인 12일 광주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서구 치평동 붕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광주시소방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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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당국은 사고 후 공사장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공사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매몰자들이 지하층에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했으나 콘크리트와 철근 등이 뒤엉켜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굴착기로 자재를 긁어낸 뒤 산소 절단기로 철근 등을 절단하고, 크레인을 이용해 반출하면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고용노동청은 이날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번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도 전담팀을 꾸려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불법 재하도급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광주대표도서관 조감도. 사진 광주광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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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구조안전진단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의 철골 구조물 접합 불량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길이 168m의 건물을 48m 간격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를 교각처럼 용접한 접합부가 끊어지면서 붕괴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청 안팎에서는 “기다란 형태의 설계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경간(Span·스팬)을 길게 설계한 공법을 도입한 게 사고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사 결과 붕괴 당시 현장에서는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을 지지할 수 있는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사 현장 관계자는 “지지대 없이도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할 수 있는 특허 공법을 가지고 있어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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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사고 현장을 찾은 매몰자의 가족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고”라고 했다. 매몰자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고모(61)씨는 “저도 공사장에서 철근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고는 부실시공으로 보인다”며 “붕괴된 데크가 길이 48m짜리인데 큰 지지대가 양 끝단에 하나씩 밖에 없다. 중간에 기둥이 없다보니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졌을 수도 있다”며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공사 현장의 시스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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