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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나도는 우스개 글(humorous saying) 중에 ‘한국인 고문하는 법(How to Torture a Korean)’이라는 것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각별한 애정을 가진(hold especially dear) 음식이나 생활 습관을 풍자한 익살(satirical jest)이다. ‘고문’이라는 표현이 혹여 반감·거부감 일으키지(cause resentment or offense) 않을까 해서 주저하다가, 이래저래 웃을 일 별로 없는 연말 크리스마스 카드 대신 띄운다.
“라면 끓여 주면서 김치는 안 준다. 치킨에 맥주는 못 마시게 하고 맹물(plain water)만 준다. 삼겹살 구이(grilled pork belly)에 소주를 못 마시게 한다. 찜닭(braised chicken)에서 당면(glass noodles)을 빼고 준다. 국물 요리 먹을 때 밥을 말아 먹지(mix rice into the broth) 못하게 한다. 짜장면을 비비기만 하고(stir the black bean noodles) 먹지는 못하게 한다. 먹게는 하되 단무지(pickled radish)는 주지 않는다. 족발(braised pig’s feet)을 쌈장 없이 먹게(eat it without fermented soybean paste) 한다. 냉면(cold noodles) 먹는데 식초(vinegar)·겨자(mustard)를 못 넣게 한다. 떡볶이(tteokbokki·stir-fried spicy rice cakes)에 순대(soondae·blood sausage)나 튀김은 안 준다.
찜질방에서 식혜(sikhye·sweet rice drink)랑 계란을 못 먹게 한다. 고기 구울 때 마늘이나 양파는 굽지(grill garlic or onions) 못하게 한다. 축구·야구 경기 볼 때 치맥을 금지한다(forbid chimaek). 김치찌개(kimchi stew)에 라면 사리를 넣을 때 꼬들꼬들한(be chewy) 상태에선 못 먹게 하고 푹 퍼진(become soggy) 후에만 먹게 한다.
엘리베이터 문 닫기 버튼을 누르지(press the elevator close-door button) 못하게 한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고(come to a complete stop) 난 뒤에만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get off) 수 있게 한다. 택배 배송(parcel delivery)을 일주일 걸리게 한다. 휴대폰 배터리가 5% 남았는데 충전기를 꽂지(plug in the charger) 못하게 하고, 1% 상태에서 충전기를 숨긴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안 알려준다. 카톡에 답장은 안 보내고 읽씹(읽고 씹다·leave on read)만 한다. 드라마 절정 장면에서 ‘다음 편은 다음 주에’ 자막을 내보내고 광고로 넘어간다(cut to a commercial).
전라도 식당에서 반찬(side dish)을 세 가지만 준다. 에어컨(air conditioner)·선풍기(electric fan)를 가장 약하게 틀어놓는다. 인터넷 속도를 10Mb 이하로 줄인다. TV를 틀어주면서 리모컨(remote control)은 주지 않는다.
식후에 커피를 못 마시게 한다. 자판기(vending machine) 커피가 다 나올(be fully dispensed) 때까지 손을 못 넣게 한다. 화장실에 큰일(bowel movement) 보러 갈 때 휴대폰을 못 가지고 가게 한다. 요거트 먹을 때 뚜껑을 핥지(lick the lid)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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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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