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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Dr.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생률도 30%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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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척추 신경을 침범하여서 신경 내에 숨어 있다가, 개체의 면역이 떨어지면 피부로 나와서 수포성 병변과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병변의 분포가 몸 한쪽에만 띠 모양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대상(帶狀)포진으로 불린다.

    이 바이러스는 체내에 한 번 들어오면 신경절에 평생 숨어 지내고 무증상으로 재활성화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치매와의 관련성이 거론되어 왔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은 대상포진과 치매 발생 간의 관련성을 밝힌 대규모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하였다.

    연구는 치매가 없고 50세 이상인 미국인 1억명의 전자의무기록 분석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연구 대상자들의 대상포진 발생 여부와 백신 투여 여부를 확인한 후, 약 9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치매 발생 여부를 조사하였다. 분석 결과 대상포진을 2회 이상 걸린 사람들은 한 번 걸린 사람들에 비해서 치매 발생률이 7~9% 더 높았다.

    대상포진 백신은, 생백신이나 재조합 단백질 백신 모두 대상포진 발생률을 줄일 뿐만 아니라, 치매 발생률을 27~30% 낮출 수 있었다. 백신을 2회 이상 투여하면 1회 투여한 경우보다 치매 예방율을 더 높일 수 있었다. 백신에 의한 치매 예방 효과는 백신 투여 후 약 10년간 지속되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와 함께 신경을 침범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이다. 신경을 침범한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 내의 단순헤르페스 바이러스를 활성화시켜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나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을 증가시킴으로써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을 예방해 줄 뿐만 아니라 치매도 예방해 준다고 하니 일석이조이다.

    [이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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