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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위기의 트럼프…경제정책 지지율 역대 최저 "민주당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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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이 한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집권 1·2기 통틀어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되레 경제 문제로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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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PBS, NPR,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 3곳이 공동으로 실시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36%에 불과했다. 같은 기관 조사 결과로는 집권 1·2기 통틀어 최저다. 지지하지 않는단 응답은 57%에 달했다.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도 38%에 그쳤다.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다.

    미국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적 문제는 물가로 나타났다. 45%가 물가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주거비, 관세, 고용, 금리 등 다른 문제를 두 배 넘게 웃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생활비 감당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당파별로 나눌 땐 공화당 지지층 절반이, 무당파의 3/4가 이같이 응답했다. 생활비가 감당할 만하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해 하반기 들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마리스트의 미링고프 소장은 "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문제"라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부각되면 화살은 경제 수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등록 유권자 중에선 민주당이 경제 운영을 더 잘할 거라고 한 응답은 40%로 공화당(35%)을 웃돌았다. 무당파 유권자 중에선 민주당이 11%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경제 운영에 대한 불만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선거 예측 기관 더쿡폴리티컬리포트의 에이미 월터 에디터는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수치를 회복하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진다"면서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언이 된다. 사람들이 경제 수장을 믿지 못하면 가격은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더는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 경제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의 원인으로 관세 정책을 꼽는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가구당 평균 1200달러(약 176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당히 고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의 앞마당이나 마찬가지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가 민주당에 대패하면서 조기 레임덕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터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균열 신호도 포착된다. 목소리를 높이는 건 마가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치한 데 이어 17일엔 CNN과 인터뷰를 통해 마가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댐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이날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이 당론을 거스르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 연장안에 대한 강제 표결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 의원은 모두 내년 중간선거에서 격전이 예상되는 동부 경합 지역 소속이다. 유권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질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엔 공화당 하원의원 13명은 민주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서 박탈한 단체교섭권을 회복시키는 법안에 찬성하기도 했다. 또 공화당 텃밭인 인디애나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하원 선거구 재획정안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반란표를 던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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