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대통령 명예의 거리’에 전시된 역대 대통령 초상화 아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혹평을 담은 평가판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 대신 자동 서명기 사진(왼쪽)을 걸고 아래 평가판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남겼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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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조성한 ‘대통령 명예의 거리’에 전시한 미국 역대 대통령 사진 밑에 조롱조의 별도 동판 설명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서쪽 별관 외부 통로에 역대 대통령의 사진을 전시하면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얼굴 대신 ‘오토펜(자동 서명기)’ 사진을 건 데 이어, 이번엔 동판으로 제작한 업적 설명서를 추가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대신 걸린 오토펜 사진에 설치된 동판 설명에는 “졸린 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었다”는 내용과 함께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를 통해 취임한 바이든은 전례 없는 재앙을 초래해 우리나라를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그의 별명은 ‘졸린(sleepy)’과 함께 ‘비뚤어진(crooked)’이 있다”며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고, 미국을 구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업적 설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조롱할 때 사용해 온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호칭이 들어갔다. 그러면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사회운동가였으며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한 차례 역임했다”는 설명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정치인(divisive political figures)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 대해선 “전례 없는 법 집행 기관의 무기화와 두 차례의 암살 시도를 극복하고 당선됐다”며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이행했다”고 자평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동판 제작 비용 등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구체적 답변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명판의 내용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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