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4~6%대 저금리 서민 대출 상품 내놓기로
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 7개 프로젝트 공개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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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은 국가 사무를 대신하는 측면이 있으니 이익을 보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런 공적 책임 의식이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취임 후 줄곧 은행권 ‘이자 장사’ 등을 비판해온 이 대통령이 또 한 번 금융사들을 때리고 나선 것이다.
19일 이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 영역은 아주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영역 같은 느낌을 준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금융사) 영업 행태를 보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땅이나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먹는 것이 주축 아니냐”며 “원래는 기업 영역, 생산적 영역에 돈이 흘러가야 하는데 이게 전부 민간 소비 영역에 다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짜 돈이 필요한 사람은 서민인데, 돈도 많고 담보력도 크고 신용도도 높은 사람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금융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저금리 등 금융 상황이 개선되면 신용도 높은 고소득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져서 자산 격차가 벌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교정하는 힘은 결국 정책과 정부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금융을 두고 ”국가의 발권력을 이용해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특별 영업”이라고 규정하며 금융사들의 공적 기능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관치 금융’으로까지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서민대출 금리, 시중은행 신용대출 수준까지 낮춰
이날 금융위는 새로운 서민 금융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이고 신용평점이 하위 20%에 속하는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를 절반 이하로 깎아주기로 했다. 현재는 최대 연 15.9%인 금리를 최대 연 12.5%로 낮추고, 빌린 원금에 이자까지 전부 상환하면 납부한 이자의 절반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금리 부담은 6.3%까지 떨어진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금리를 연 5%까지 낮춰준다. 15.9% 이자율은 이 대통령이 직접 “잔인하다”고 언급했던 부분이다.
금융위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을 전부 갚은 저신용자에 대해 연 4.5% 금리로 생활비를 최대 500만원까지 빌려주는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신용평점 하위 20%에 속하는 저신용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게를 열거나 운영할 때 최대 5000만~7000만원씩 연 4.5% 금리로 공급하던 미소금융 상품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을 잘 갚으면 생계자금 대출로 넘어가고, 거기서 더 잘 갚으면 은행권으로 연계해 신용이 쌓이도록 하는 구조”라고 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신용도와 관계없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게 되면서, 금융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0월중 집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01~4,33% 수준으로, 금융 당국이 제시한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5~6.3%)나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 금리(4.5%)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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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1차 프로젝트에 7건 선정
금융위는 이날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1차 프로젝트로 선정된 7건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된 ‘첨단 AI 반도체 파운드리’와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또 AI반도체 유니콘 10개를 만드는 ‘K엔비디아 육성’과 강원 강릉시에 삼양이 조성한 ‘전고체 배터리 소재공장’, 전남 해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 등도 담겼다.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반도체 생산 공장’도 포함됐다.
주식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치들도 공개됐다. 우선 금융위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활동 기간을 올해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고, 향후 상시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1~2개 팀을 더 만들어 경쟁 체제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며 추가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금융권에서) 똑같은 집단이 소위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계속 해먹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욕구가 강하다”고 말한 데 이어, 이 대통령까지 나서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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