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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4 (일)

    버스운전사에서 독재자로… 마두로 생포로 ‘차비스모’ 시대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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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베스 후계자로 지목돼 2013년 대통령 권좌 올라

    이후 부정선거 논란 끝에 연이어 집권

    체제 전환 가능성은 안갯속

    조선일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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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작전에 의해 니콜라스 마두로(64)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생포돼 국외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0년 가까이 이어진 ‘차비스모(차베스주의)’ 통치가 역사적 분기점에 선 것으로 평가된다. 베네수엘라 정국은 물론 중남미 좌파 정권 지형에도 중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마두로에 대한 대규모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는 아내와 함께 체포돼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작전이 미국 법 집행 기관과의 협력 하에 이뤄졌다고 설명하며 관련 기자회견을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한국 시각 4일 오전 1시)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현대 정치사(史)의 이례적인 인물이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20대에 쿠바로 건너가 ‘공산주의 청년 연합’에 가입해 교육을 받았다. 이후 귀국해 버스운전사 출신 노동운동가로 변신했고, 1990년대 운수노조 활동을 하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마두로는 당시 쿠데타 실패로 수감된 차베스의 석방 운동을 주도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차베스의 변호인이었던 실리아 플로레스를 만나 부부가 됐다. 1999년 차베스 집권 전후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 국회의장, 외무장관을 거치는 등 승승장구하며 2012년 부통령에 올랐다. 그는 차베스의 강경 반미(反美)주의 및 포퓰리즘 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며 오랜 기간 현직에 있을 수 있었다.

    차베스는 암 투병 중이던 2012년 말 마두로를 공개적으로 ‘후계자’로 지명했다. “마두로를 버스운전사 출신이라고 무시한다면 그가 바로 부르주아”라는 차베스의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마두로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이듬해인 2013년 차베스 사망 후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는 대통령에 당선되며 권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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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당시 우고 차베스(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외무장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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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두로의 통치는 차베스의 강경 반미 노선과 실험적 포퓰리즘 정책의 연장이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한때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무상 교육·의료, 저가 주택 공급 등 대규모 복지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수출의 95%를 차지하던 석유 산업이 국제 유가 하락과 구조적 부실로 붕괴하면서 경제는 급전직하했다. 통화 가치 폭락과 초인플레이션, 만성적인 식량·의약품 부족이 일상이 됐다.

    마두로 정권은 위기 국면에서도 시장 개혁 대신 ‘배급제’와 가격 통제 등을 고수했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수㎞씩 늘어선 줄은 베네수엘라 경제 파탄의 상징이 됐다. 정치적으로는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 개정 등을 강행했고, 이에 반대하는 야권과 시민 시위는 유혈 충돌로 번졌다. 입법·행정·사법을 장악하며 삼권 분립을 형해화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야권 세력의 우세가 예상됐던 2024년 7월 대선은 ‘깜깜이 개표’ ‘대리 투표’ 등 부정선거 논란 속에 마두로의 승리로 발표됐고, 마두로는 자신이 3선(選)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도리어 철권 통치를 강화해 야권 세력에 대한 탄압을 이어갔다.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 등 대다수 중남미 국가들도 마두로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투명한 선거 결과 공개를 요구했지만, 마두로 정권이 장악한 대법원은 ‘선거에 문제가 없다’며 정권 연장을 승인하는 ‘하수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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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스 마두로(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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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현재 ‘망가진 국가’의 대명사가 됐다. 수백만 명의 국민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인근 칠레·콜롬비아 등으로 향했고, 한때 남미 최대 산유국이던 국가의 경제는 처참하게 무너졌으며 마약·범죄 조직이 활개 치는 곳으로 전락했다. 1999년 차베스 집권 이후 마두로까지, 30년 가까이 이어진 이 같은 차비스모 통치는 사회주의 실험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거론돼 왔다.

    이처럼 베네수엘라는 오랜 기간 좌파 정권을 유지하며 중남미 반미 세력의 최전선 역할을 해온 한편, 중국·러시아와 전략적 밀착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미국은 그간 베네수엘라 문제를 중국 영향력 축출의 핵심 고리로도 봐 왔다.

    마두로의 체포는 개인의 몰락을 넘어 차비스모 통치로 점철된 베네수엘라 현대 정치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권력 공백 이후의 정국 안정과 체제 전환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군부와 친정권 세력의 움직임,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9)를 위시한 야권의 재편·국제사회의 개입 여부가 베네수엘라의 미래 모습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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