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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서울시, 남산 곤돌라 사업 제동에 즉각 “항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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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남산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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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추진해온 남산 곤돌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변경한 서울시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판결 직후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19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서울시가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의 개발을 최대한 막는 도시자연공원구역에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도시계획시설(공원)’로 변경한 결정이 공원녹지법상 적법했는지 여부였다. 서울시는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높이 30m 이상의 철근 지주를 세울 수 있도록 해당 부지의 용도구역을 변경했는데, 한국삭도공업은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현행 녹지법령상 도시자연공원구역 내에서는 높이 12m를 초과하는 건축물(지주)을 설치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며 “피고(서울시)는 높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삭도공업이 소송에 나선 배경에는 남산 곤돌라가 도입될 경우 케이블카 이용객이 줄어들어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회사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의 국가재건최고회의로부터 남산 케이블카 운영 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12월부터 63년간 독점으로 케이블카를 운영해왔다. 현재는 한광수·이기선 공동대표를 포함한 일가족 6명이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약 2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남산 케이블카 사업을 ‘특혜 사업’으로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장기 독점 구조를 해소하고 남산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2023년부터 남산 곤돌라 사업을 추진해왔다.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까지 약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곤돌라 노선은 예장공원(명동역 1번 출구)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832m 구간으로, 10인승 캐빈 25대를 운영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2024년 8월 착공 이후 삭도공업이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결정은 지난 3월 항고심에서도 유지돼, 곤돌라 공사는 1년 4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판결 직후 즉각 보도자료를 내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가 준수한 절차적 정당성과 법률상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남산 곤돌라는 이동 약자와 노약자 등 그동안 남산 접근이 어려웠던 시민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특정 민간 중심으로 운영돼 온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소송과 별개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 장관 승인을 거쳐 7월 입법예고까지 마쳤지만, 정권 교체 등으로 법제처 심사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채 멈춰 있다. 김창규 균형발전본부장은 “시행령을 개정하면 도시자연공원구역 내에서도 곤돌라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개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해온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전반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곤돌라를 프로젝트의 핵심 수단으로 설정하고, 운영 수익을 도시재생기금인 ‘남산생태여가계정’으로 적립해 생태 복원과 여가 공간 조성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조를 설계해왔다. 곤돌라 사업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재원 조달의 전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행령 개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곤돌라를 제외한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 샛길 정비, 숲 체험·탐방 프로그램 등 비시설 중심 사업부터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곤돌라 중심’의 남산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궤도운송법 개정안에 따라 케이블카 운영권의 무기한 독점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서울시가 운영 구조를 재편해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개정안은 궤도사업 허가 유효기간을 20년 이내로 제한하고, 기간 종료 후 재허가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아, 삭도공업의 운영권을 제한할 수 있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는 “남산은 생태 환경이 우수한 곳이라 관광객을 모두 실어나르는 방식이 아닌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남산으로 향하는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려는 교통약자는 외면한 채, 교통약자를 위해 곤돌라를 짓겠다는 서울시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공원녹지법 시행령에 대해서도 “전국의 도시공원에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개정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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