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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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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티머스·로보택시 '양산 카운트다운'…테슬라 다음 판, K-공급망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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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틴 로보택시 가시권…AI6·부품·ESS로 번지는 '테슬라 밸류체인' [소부장반차장]

    삼성전자 파운드리 AI6 양산… 삼성전기⋅LG에너지설루션 공급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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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일론 머스크가 내건 테슬라의 다음 5년 그림이 뚜렷해지고 있다. 내년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양산, 에너지저장장치(ESS)·우주 사업 확대까지 '자동차 회사'를 넘는 로드맵이다.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이른바 '다음 판'을 준비하는 테슬라의 축이 바뀌면서 한국 전자·배터리·반도체 공급망도 다시 요동치는 분위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내년 4월 전용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 공개 후 내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역시 2026년부터 제한적 양산과 파일럿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전기차 판매만으로는 성장 곡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자율주행·로봇·에너지·우주를 묶은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테슬라 두뇌' 잡은 삼성 파운드리…AI6 계약 의미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차세대 자율주행·로봇용 시스템 반도체 'AI6' 칩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캠퍼스에 들어선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 라인을 통해 AI6를 양산하기로 하고 총 165억달러(약 16조5000억원) 규모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AI6는 테슬라 자율주행 플랫폼, 향후 로보택시 전용 차량,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등에 탑재될 '두뇌' 역할을 맡을 칩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차량용 FSD(완전자율주행) 칩보다 연산량을 대폭 끌어올리고, 로봇·서버·로보택시까지 염두에 둔 범용 AI 프로세서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단순히 대형 고객을 하나 더 확보했다는 수준을 넘는다. 테슬라처럼 자체 AI 칩을 설계해 쓰는 고객은 데이터센터용 GPU 강자인 엔비디아, 일부 빅테크를 제외하면 많지 않은 가운데 차세대 로보택시·로봇을 겨냥한 칩을 자사 최첨단 공정(4나노)에서 장기간 생산하는 것은 파운드리 사업 신뢰도와 수익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칩이 정해지면 그 다음은 기판과 부품이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테슬라 AI4·AI5 칩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을 공급해 왔고 AI6 세대에서도 공급 비중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식 계약이 공개된 형태는 아니어서 '업계 관측' 수준이지만 이미 테슬라와의 거래선이 열려 있다는 점엔 이견이 적다.

    ◆ FC-BGA·카메라·MLCC…삼성전기, 테슬라 '신사업 탑재' 겨냥

    삼성전기는 테슬라를 상대로 반도체 패키지용 FC-BGA뿐 아니라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카메라·센서·MLCC 탑재량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까지 더해지면 '대당 부품 값'을 키울 여지가 크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레벨이 높을수록 카메라·레이더·LiDAR(라이다) 등 센서 수와 해상도가 올라간다. 여기에 내부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통신 모듈까지 고려하면 MLCC와 각종 수동소자의 탑재량이 내연기관차·초기 전기차보다 훨씬 많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수십 개 모터와 감지 센서, 카메라가 달린 '움직이는 컴퓨터'에 가깝다. 삼성전기가 강점을 가진 카메라 모듈·MLCC·기판 모두 로봇 한 대마다 수십~수백 개씩 들어갈 수 있다.

    스페이스X와의 거래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테슬라 전기차뿐 아니라 스페이스X 일부 장비에 MLCC를 공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스타링크) 사업이 커질수록 고신뢰성 MLCC와 전장용 부품을 요구하는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한국 부품업체의 '동반 성장' 공간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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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ESS, LFP 셀 공급사에 LG에너지솔루션

    ESS도 공급망도 주목된다. 전기차가 주춤할 때 머스크가 반복해서 꺼내드는 키워드가 ESS다. 대규모 전력망에 연결되는 메가팩(Megapack) 수주가 빠르게 늘고 에너지 매출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에서 메가팩 전용 공장을 짓고 있고 차세대 메가팩에는 리튬인산철(LFP) 계열 각형(prismatic)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테슬라 메가팩용 LFP 셀 공급사로는 중국 CATL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맡는다. 기가팩토리와 별도 라인으로 구축되는 메가팩 공장이 풀가동에 들어가면 전기차 둔화로 생긴 셀 잉여분을 ESS로 돌릴 수 있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요건을 맞춘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북미 ESS 투자 확대에 동행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테슬라가 미시간·텍사스 등에서 ESS 사업을 키우고 계통 안정화·재생에너지 연계 프로젝트를 확대할수록 LFP 기반 ESS용 셀 수요는 전기차 못지않게 중요해진다. 전기차 판매 대수와 무관하게 장기 프로젝트로 수주가 이어지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예전만큼 빨리 늘지 않으면서, 테슬라는 로보택시·로봇·ESS·우주 등으로 사업 축을 옮기고 있다"며 "이 영역은 초기 설계·공급망이 한 번 정해지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만큼, 지금이 한국 업체들에겐 '다음 10년’를 좌우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는 테슬라 AI 칩 파운드리, 삼성전기는 고부가 기판과 전장 부품,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에서 각각 교두보를 확보했다"라며 "전자·배터리·반도체 3축이 동시에 테슬라와 깊게 연결되면 단기 매출보다 장기 생태계 경쟁력 측면에서 의미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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