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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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12·3 내란사태 이후 기소된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 처음 나온 구형이다. 다음달 18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윤 전 대통령은 ‘추가 구속을 희망한다’며 변론 재개를 요청했지만 재판장은 일단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달 16일 선고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로 징역 5년,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비화폰 관련 증거인멸, 비상계엄 허위 공보 혐의로 징역 3년, 비상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불러 회의에 불참한 국무위원에 대한 심의권을 침해했으며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한 뒤 문건을 폐기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게 하고, 외신기자들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알린 혐의도 있다.
박억수 특별검사보는 이날 최종 의견에서 “피고인은 본건 범행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듯한 태도를 보이며 이런 행위로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유치하다고까지 주장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사유화한 중대 범죄”라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권력행사 통제장치로 국무회의 심의제도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대해 문서주의와 부서주의를 규정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꾼다는 명목으로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피고인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견제 장치를 전혀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반성과 사죄하는 마음을 전하기보다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하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피고인으로 인해 훼손된 헌법질서와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다시는 최고권력자에 의한 권력 남용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동안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혐의가 죄가 되지 않는다며 적극 방어했지만 특검팀의 지적처럼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비전시계엄을 상당히 많이 했다. 비전시계엄은 어느 상태에서 실행했던 것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역사에서 12·3 사태 이전 평시에 전국 비상계엄이 선포된 건 1961년 5월(5·16), 1972년 10월(10월 유신), 1979년 10월(부마민주항쟁 및 10·26) 3차례뿐으로 모두 군부독재 시절의 일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독재 시절 사례를 거론하며 ‘비상계엄 선포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고 강변한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계엄군의) 병력이 많아지면 실무장을 안 해도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고 과거 계엄 트라우마에 빠져서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려고 ‘보안’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국무회의에 장관들을 제대로 소집하지 않은 이유로 댄 궤변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무리한 수사로 자신이 재구속됐다면서도 내년 1월18일 구속기간 만료 이후에 풀려나 집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내란 피고인 사건에 대해서 구속이 취소돼서 자유의 몸이 되니 (특검팀이) 저의 신병 확보를 위해 무리를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정치상황이 이런데 제가 구속 만기라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도 구속돼있고 집에 가서 뭘 하겠냐. 다른 기소된 사건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걸로 영장 발부해서 신병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일반이적 사건 영장 발부 구속심문 할 때도 제가 재판부에 얘기했다. 상황이 이런데 제가 귀가하는 거 생각 안하고 있다고”라며 거듭 강조하면서 “서증조사 할 수 있는 기회와 필요한 증인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기회 되면 심리를 하고 마무리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이날 재판 시작 무렵 재판부에 남은 증거를 제출할 테니 공판기일을 별도로 잡아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윤 전 대통령도 최후진술에서 변론 재개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장인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시간 끌기가 의심되는 행태를 단호하게 차단했다. 윤 전 대통령 쪽 유정화 변호사는 “700여개 증거목록 중 현재 관련 180개를 제출했고, 추후 500여개 증거를 취합했다. 차주(다음 주) 제출하겠으니 별도 기일을 잡아서 남은 증인신문과 (증거조사를)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백 부장판사는 “지난 기일에 증인이 출석해 심문이 되지 않으면 모두 (증인 채택을) 취소하고 (변론) 종료한다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증인 채택을 모두 취소한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단이 이번 재판에 제출하기로 했던 증거목록을 “다음 기일에 제출하겠다”고 하자 백 부장판사는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공판 종결한다. 다음 기일은 없다”고 말했다.
백 부장판사는 “변론종결 이후 확보한 서증이 있어서 증거조사를 신청하면 재판부가 살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변론을 재개하고 공판기일을 다시 지정하겠다”며 변론 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지만 예정대로 다음달 16일 오후 2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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