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선 전수조사 안팎 요구엔 “시효 끝나 자료 없다”며 선 그어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시도당 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참여를 제한하겠다고 8일 밝혔다.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확산하자, 당 차원의 공천 투명성 제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선제적인 전수조사 요구도 나오지만 지도부는 난색을 표했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시도당 공관위 구성 지침을 논의했다. 지침에는 시도당 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의 공천 관련 기구 참여를 제한하고, 정치적·금전적·혈연 관계 등 이해관계자는 공천 심사에서 의무적으로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컷오프(공천 배제) 시 사유를 명확히 기재하고, 공천 부적격 사유가 있음에도 예외를 인정할 경우에도 그 근거를 기록해 공개하도록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허위·조작 제보를 막기 위해 중앙위원회 산하에 통합검증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지방선거 공천은 중앙당이 담당하는 공천(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국회의원 보궐선거)과 시도당이 담당하는 공천(광역·기초의원)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은 시도당 공천 과정에서 발생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경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자가 강서갑 지역위원장인 강 의원에게 1억원의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김 시의원은 이후 민주당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의 묵인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회의 직후 “광역·기초의원 공천은 시도당의 명확한 권한이고, 재심조차도 중앙당에는 올라오지 않는다”면서도 “서울시당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들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병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실효성은 의구심이 있지만 이런 것은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공천헌금 의혹을 “시스템 에러가 아닌 휴먼 에러”(정청래 대표)로 규정하며 전수조사 요구에 선을 그었다. 표면적으로는 당시 공천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지만, 의혹이 당의 공천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기류가 읽힌다. 조 사무총장은 “선거법 공소시효가 6개월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공천 관련 자료를 모두 파기하고, 회의록 정도만 남아 있을 것”이라며 “전수조사는 여건상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오는 12일 회의를 열고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소명 자료 제출에 시간이 걸린다며 회의 연기를 요청했지만, 예정대로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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