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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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 과실로 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가 자기 보험사에 낸 ‘자기부담금’ 일부를 상대방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9일 강모씨 등 자동차보험 가입자 10명이 사고 상대 차량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사건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강씨 등은 쌍방 과실 사고 이후 자차보험 계약에 따라 차량 수리비 중 자기부담금(최대 50만원)을 낸 뒤, 이를 상대방 보험사로부터 돌려받겠다며 소송을 냈다.
핵심 쟁점은 자기부담금을 보험금으로 전부 보전되지 않은 ‘미전보 손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고 ‘남은 손해’에 대해 제3자를 상대로 배상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원고들은 스스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하기로 약정한 자차보험을 체결했고, 자기부담금은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라기보다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가 부담하기로 한 금액”이라며 “이를 상대방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는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상대방 보험사가 과실 비율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이미 전부 지급한 이상, 자기부담금을 추가로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은 돌려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고 직후 과실 비율이 확정되기 전에 보험사가 전체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빼고 보험금을 먼저 지급하는 이른바 ‘선처리 방식’의 경우,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은 상대방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자기부담금 약정은 가입자와 보험자 사이에서 일정 금액을 가입자가 부담하기로 한 것일 뿐, 상대방의 책임 부분까지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책임비율 부분까지 청구를 막는다면, 제3자가 손해배상 책임 일부를 면탈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과실 비율이 확정된 이후 이를 반영해 보험금을 지급받는 ‘교차처리 방식’에 해당하는 원고들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또 선처리 방식의 경우, 자기부담금 정산 방식에 대해 보험약관에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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