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6 (월)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교내 성폭력 신고해 전보된 교사…2년여 만에 “부당한 조치” 판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피해 학생 위해 나선 지혜복씨

    학교, 정원 감축 이유 인사 발령

    법원 “공익신고 따른 불이익”

    경향신문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당사자인 지혜복 교사가 6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강제연행’ 규탄 기자회견에 꽃을 들고 서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법원이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한 교사 지혜복씨(사진)에 대한 교육청의 전보 조치를 “사건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이라며 부당하다고 밝혔다. 지씨의 문제 제기 2년 반이 지나서야 나온 판결이다. 법원이 ‘스쿨미투’ 사건에 대해 교사의 공익신고자성을 인정하고, 전보 발령이 불이익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의미가 있다.

    3일 판결문을 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지난달 29일 지씨가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전보 무효 소송에서 지씨 손을 들어줬다.

    서울의 한 중학교 상담부장이던 지씨는 2023년 5월 여학생 다수가 남학생들로부터 지속적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학생 31명 중 29명이 언어 성희롱 등을 겪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지씨는 피해 학생들을 대리해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이후 학교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이 보호되지 않자 재차 학생인권침해 구제신청서를 내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학교는 교사 정원 감축을 이유로 지씨를 다른 학교로 발령 냈다.

    법원은 지씨가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전보 조치가 공익신고에 따른 불이익이 아니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며 “지씨의 신고 뒤 전보가 2년 내에 이뤄졌으므로 사건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학교 생활안전지도부장은 지씨의 신고 후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들을 각각 불러 직접 조사했다. 그 뒤에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들과 마주치자 “진술서에 너희 이름이 있는 걸 봤다” “나를 신고한 사람이 누군지 생활부장에게서 들었다”며 협박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과 지씨에게 위협적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법원은 “지씨가 생활부장이 공익침해 행위를 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지씨 전보 조치가 공익신고에 따른 불이익이라고 봤다.

    학교 측은 교사 정원이 줄어 선입선출 기준으로 전보 대상자를 정했다고 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학교에는 정원 감축에 따른 전보 대상 선정과 관련한 내부 규정이 없었고, 지씨의 신고 이후 선입선출로 정해졌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의 인권침해 상황조사가 2023년 12월까지 계속되고 있던 와중에 학교에서 전출 교사 선정 원칙이 정해졌고, 지씨가 이듬해 부당한 인사 조치에 대한 민원을 교육청에 제기하며 즉각적 금지를 요구했는데도 학교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씨는 2024년 전보 후 출근을 거부하고 1인 시위를 하다가 해임됐는데, 이 처분에 대한 무효 소송은 진행 중이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