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의총·간담회 이어 열며
경청 행보 보여도 여론 더 악화
정 대표, 조만간 입장 정리할 듯
정 대표는 이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합당에 대한 ‘끝장토론’을 벌였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으며 화합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을 튼튼히 뒷받침하자는 데 일치된 견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조국 혁신당 대표가 설 연휴 전인 오는 13일까지 합당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선 “이 문제는 설 연휴 전에 어느 정도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는 데 최고위원들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0일 의원총회와 당내 재선 의원 간담회, 12일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를 열어 합당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당내에선 이르면 이번주 합당 논의가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중진 A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제는 정말 정리가 안 되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6·3 지방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소모적인 갈등을 만들어 선거에 부정적 영향만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이 합당 논란을 계기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 최고위원들과 사전 논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합당 제안을 발표했다. 의원들 반발이 거세지자 돌파구로 당의 주인인 당원의 뜻을 묻겠다며 전체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초선 B의원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지만 직접민주주의가 언제나 완벽하고 옳은 건 아니다”라며 “당내 숙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갈등을 조율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리더십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합당 제안을 철회하는 출구 전략을 고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초선 C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장기적으로 합당을 논의하는 기구를 만든다든지 정 대표의 명분을 살려주는 출구 전략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진 D의원도 “정 대표가 ‘합당은 하되 선거 이후 논의하자’는 식으로 절충점을 찾으면 의지는 관철한 것이니 리더십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원 여론조사를 일단 보류하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당원 여론조사를 강행하면 반대하는 의원들과의 전면전이 벌어져 당의 심각한 분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외비 문건에 합당 시 혁신당에 지명직 최고위원 등을 배분하는 내용이 담긴 것, 과거 이재명 대통령과 대립한 쌍방울 측 변호인을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이 드러나 당내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론조사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할 수 있는 문제이고 합당 절차에 있어 당헌·당규에 규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당대표가 여론조사를 할지 말지 여부는 판단하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조 대표가 제시한 시한까지 공식 입장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진무·심윤지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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