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전경.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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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이 강한 맹견들을 목줄 없이 풀어놔 행인과 택배원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60대 견주에게 금고형과 맹견 몰수 명령이 확정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작년 12월 동물보호법위반, 중과실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견주 노모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금고 4년에 맹견 몰수 명령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전남 고흥군에 사는 노씨는 흰 개와 검정 개 등 맹견 2마리를 길렀다. 개들은 공격성이 강했지만, 노씨는 목줄 등 별다른 보호 장치 없이 개들을 방치하며 길러왔다. 그러다 2024년 2월 노씨 집을 방문한 택배원은 목줄을 하지 않은 개들에게 공격을 당했고, 양쪽 엉덩이가 물려 찰과상과 열상 등 상해를 입었다.
이 같은 사고에도 노씨는 개들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고 마당에 풀어뒀다. 이로 인해 같은 해 3~11월 사이 개 물림 사고가 4번 추가로 발생했다. 3월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검정 개가 집에서 15m쯤 떨어진 곳을 지나던 행인의 오른쪽 종아리를 물었다. 8월에는 검정 개가 집 밖을 뛰쳐나가 택배원의 양쪽 엉덩이를 3회 물었으며, 10월에도 개들이 또 다른 택배원의 양쪽 허벅지와 오른쪽 종아리를 수차례 물었다. 해당 택배원은 이로 인해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약 한 달 뒤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개들이 집에서 40m쯤 떨어진 해안도로에서 행인 A씨의 얼굴과 고환 등을 수차례 물었고, A씨는 3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1심 재판부는 노씨에게 금고 4년을 선고하고 맹견 2마리 몰수를 명령했다. 노씨는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에 대해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노씨가 개들을 우리에 넣거나 목줄을 채워 놓는 등 방법으로 사육하지 않았고, 오히려 대문과 울타리가 없는 곳에 개들을 방치해 사고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노씨가 개 물림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노씨는 재판 과정에서 개들이 A씨를 물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 사건 무렵 개들의 이동 경로, 피해자 및 개들의 발견 당시 상태 등을 비롯한 각종 증거에 의하면 개들이 피해자를 물어 상해를 입힌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사고 발생 다음날 개들의 입 주변에서 A씨의 혈흔이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노씨는 피해자들과 담당 경찰관, 검사가 사유지에 침입하고 자신을 무고했다며 이들을 고소·고발했으며, 부부가 함께 법원 앞에서 며칠간 고성을 지르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심은 노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다만 1심 판결에서 개 두 마리 중 흰 개가 사망했는데 두 마리 모두 몰수한 것은 잘못이라며 검은 개만 몰수하기로 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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