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 숙박업소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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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을 탄 음료를 먹여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가 범행에 사용한 음료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에 사용한 약물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처방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약물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또 계획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이코패스 진단검사·프로파일링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2일 브리핑을 열고 상해치사·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씨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0일 김씨를 긴급체포한 뒤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자 상황을 피하려 약을 먹인 것이고, 자신이 처방받아 복용하던 약물이어서 피해자들이 사망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씨가 사용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대표적인 ‘항불안제’로 꼽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14일 교제하던 A씨에게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에서 약물을 넣은 음료를 피로해소제라며 건네 마시게 했다. 이를 마신 A씨는 의식을 잃었고 이후 병원에서 회복했다. A씨는 김씨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에는 알고 지내던 남성 B씨에게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서울 강북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약물을 탄 음료를 B씨에게 먹였고, B씨가 정신을 잃자 혼자 퇴실했다. B씨는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김모씨가 지난 9일 범행을 저지른 장소로 알려진 서울 강북구의 한 숙박업소. 우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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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지난 6일 김씨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A씨가 앞서 김씨를 신고한 사실도 파악했다. 지난 9일 국과수로부터 A씨의 몸 안에서 항정신성 약품이 검출된 사실을 통보받은 경찰은 김씨의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면서 지난 10일 김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9일 또다른 20대 남성 C씨를 서울 강북구의 다른 숙박업소에서 같은 수법으로 숨지게 했다. 경찰은 다음날 CCTV 영상을 확인하면서 C씨와 함께 입실한 여성이 김씨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0일 오후 9시쯤 김씨를 자택 앞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김씨를 체포하면서 김씨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받고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품과 빈 음료병 등을 확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사용된 약물이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이었고, 이를 자택에서 미리 준비해 가져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망한 B씨, C씨에게는 A씨보다 더 많은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씨 진료기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신청하고 약품에 대한 성분감식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자신이 복용하던 약물을 범행에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살해 의도 등이 확인되면 죄명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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