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1심 판결문 보니
‘제2수사단’ 불법 수사 계획은 몰랐다 판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45분49초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행정시스템 서버와 보안시스템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하기 전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정선거 수사를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등 계엄 상황에서 진행한 부정선거 수사가 내란죄를 구성하는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준비한 과정은 계엄 계획과 별개라고 봤다.
20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1234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결심을 굳힌 시점을 계엄 이틀 전인 2024년 12월1일로 특정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장관이 그 전부터 부정선거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사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김용현은 피고인 윤석열이 위와 같은 (계엄 선포) 결심을 하기 이전부터 ‘부정선거 등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 정보사령관 피고인 노상원 등과 이런 생각을 공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보사령부의 정예 요원들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서버 등을 강제로 확보하는 방법으로 부정선거에 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 노상원은 2024년 9~10월쯤 자신과 인연이 있는 정보사령부의 사령관 및 주요 지휘관 등에게 접근해 부정선거 수사를 준비했다”고 명시했다.
계엄 선포와 부정선거 수사가 처음에는 별도로 계획됐다는 판단인데,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계엄 상황에서 발생한 부정선거 수사 시도가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계엄 당일 정보사 요원들의 선관위 침탈 행위를 설명하면서 “준비·보조 행위로서 내란죄에서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 등이 “부정선거 수사에 관한 계획을 구상하면서 비상계엄 등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계엄은 부정선거 수사 방법의 하나로 고려했을 뿐 부정선거 수사를 계획하던 때부터 본격적으로 계엄을 결심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결국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전부터 김 전 장관 등이 계획했던 부정선거 수사도 계엄 상황에서 하게 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수사를 최종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이 제2수사단 중심의 폭력을 동반한 구체적인 불법 수사 계획까지는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노상원을 중심으로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로 이루어진 수사단이 구성되어 선관위 전산 직원들을 체포·감금하려고 했던 계획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고받거나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