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출점 속도 조절…내실 운영 중점
기능성 라인업 확대…SPA 본질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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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탑텐'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생산량 감축과 비용 효율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사이 고물가에 따른 SPA 수요 확대로 경쟁사들의 외형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성통상의 방어적인 전략이 오히려 시장 점유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업황은 좋은데
신성통상의 지난해 매출은 1조4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5억원에서 726억원으로 32.5% 줄었다. 신성통상 실적의 대부분을 탑텐이 견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탑텐의 성장 둔화가 실적 악화로 직결된 셈이다.
이는 업황이 호조임에도 역성장한 것이라 더욱 뼈아프다. 최근 국내외 SPA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율을 앞세워 '가성비 소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무신사가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작년 연간 판매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4700억원, 유니클로는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기준 매출이 27.5% 늘어난 1조352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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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유독 신성통상이 부진했던 것은 보수적인 생산 기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탑텐의 상품 생산량을 2만장가량 줄였다.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다. 덕분에 작년 말 재고자산은 3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SPA 브랜드 특유의 물량 경쟁 구도에서는 맞지 않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출점 전략 역시 확장보다는 효율에 방점을 찍었다. 탑텐은 지난해 한 자릿 수 매장을 출점하는 데 그쳤다. 2019년 '노(NO) 재팬' 이후 2년 간 매년 매장을 100여 개씩 늘려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국내 SPA 시장 1위인 유니클로가 12개, 무신사 스탠다드가 11개 매장을 오픈하며 오프라인 접점을 넓힌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
주력 사업이 정체 국면인 내수에 치중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신성통상의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탑텐 등 전개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가 아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니트 의류 수출이 중심이다. 아베크롬비와 언더아머, 캘빈클라인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제품을 미국 바이어에게 납품하는 것이 대표적이다.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업계에선 수익성 방어에 치중한 신성통상의 전략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SPA 브랜드의 특성상 물량과 유통망, 상품력이라는 3박자에서 밀릴 경우 브랜드 존재감 자체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또 신성통상은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금액도 8억원에서 7억원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탑텐의 로컬 매거진 '탑시티 강원'./사진=신성통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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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신성통상은 올해 다시 외형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연내에 복합쇼핑몰과 신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18개의 탑텐 매장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체험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지는 만큼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매장 3곳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자체 플랫폼 '굿웨어몰'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의 연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제품력 고도화에도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일례로 신성통상은 올 상반기 탑텐의 슈퍼스트레치, UV프로텍션, 쿨에어 등 다양한 기능성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평창 롱패딩, 온에어, 에어테크 등 대표 제품 개발을 이끈 김지희 탑텐 상품기획본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상품 기획 전반을 총괄하도록 한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탑텐 트레이더스 구월점./사진=신성통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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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해외 확장에는 소극적이다. 탑텐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선웨이 피라미드에 동남아시아 1호점을 연 이후 염두에 두고 있는 추가 출점 계획은 없는 상태다. 반면 무신사 스탠다드와 에잇세컨즈 등 토종 브랜드들은 연내 각각 중국과 필리핀 시장에서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매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추가적인 매장 확장은 현지 시장 여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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