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내 곳곳에서는 하루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수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면에 보도되는 사건은 그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대형 화재가 아니면 대부분의 사고는 단 몇 줄의 건조한 활자로 요약되거나 다뤄지지조차 않는다.
최근에는 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에 전국 곳곳에서 화마가 일고 있다.
충북 도내만 하더라도 지난달 30일 음성 생활용품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이달 8일 영동 양계장과 23일 단양 일대를 덮친 산불이 이어졌다.
이런 화재 현장 속에서 소방관들은 시커먼 연기와 매서운 불길을 맞으며 밤새 쉴 틈 없이 진화 작업을 벌인다.
매캐한 연기를 뒤집어쓴 채 잿더미가 된 현장 한편에 아무렇게나 기대어 겨우 휴식을 취하는 고단한 모습을 매번 기사에 담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사회부 기자로서 생생한 현장을 담고자 발 빠르게 누비려 노력하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 다가갈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짧은 기사 이면에 숨겨진 고된 사투와 소방관들의 땀방울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때마다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기자가 써 내려가는 '완전 진화'라는 단어 한마디 뒤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대원들의 헌신이 존재한다.
그러나 재난을 마주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종종 가혹한 곳을 향한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사태를 수습하는 일선 소방관 등 현장직 공무원들에게 책임의 화살이 겨눠지곤 한다.
현장 대원들의 헌신과 고생보다는 작은 실수나 대처 지연을 희생양 삼아 질타하는 데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언론 역시 독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좇다 보니 눈길을 끄는 질책성 보도에 더 집중하게 되는 현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소방관들이 출동 없는 날에는 대기만 하며 논다"는 오해가 도는 것 역시, 현장의 헌신은 외면한 채 짧은 한순간의 모습만 평가하는 잘못된 시선이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한다.
소방관에게 출동 벨이 울리지 않는 시간은 결코 노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소방차가 출동하지 않는 고요한 상태야말로 도민의 안전이 가장 완벽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재난은 발생한 뒤의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이다.
그렇기에 일선 소방서와 충북소방본부 대원들은 현장 훈련은 물론 화재 예방 점검과 안전 홍보 활동에도 쉴 새 없이 매진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촘촘한 안전망을 짜나가는 이들의 땀방울이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짧은 몇 줄의 기사 너머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의 묵묵한 노력을 더 많은 도민이 알아주길 바란다.
특히 최근 발생한 산불 상당수가 등산객이 무심코 버린 담뱃재나 농산물 부산물 소각 등 작은 실화에서 비롯됐다.
완벽한 소방 안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주의'가 가장 앞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재권 사회부 기자 화재,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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