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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수요자 맞춤형 식품 시대, ‘데이터 축적’으로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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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김범근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식품산업은 오랫동안 대량생산과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급속한 인구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만성질환의 확산, 개인의 가치관 다양화 등 사회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두에게 같은 식품을 공급한다”는 전제가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식품가공 기술의 핵심 질문은 어떻게 더 많이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어떻게 다르게 만들 것인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수요자 맞춤형 식품가공 기술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수요자 맞춤형 식품은 단순히 개인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 차별화나 마케팅 개념에 더해 가공 공정·품질·유통·소비 전 단계를 수요자 특성을 중심으로 설계하고 디자인한 식품을 의미한다.

    특히 고령자나 환자처럼 섭취 능력이 제한된 집단에 식품은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 나아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군인, 학생, 현장 노동자처럼 집단 급식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도 식품은 체력과 집중력, 임무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은 대부분 ‘평균적인 사람 또는 집단’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같은 영양 성분이라도 누군가에게는 과도하고, 누군가에게는 부족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예 섭취 자체가 어려운 식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식품가공 기술은 더 이상 ‘원료를 처리하는 기술’에 머물지 않고, 생리적 요구를 반영하는 정밀 조절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는 시장에서 식품가공 기술의 역할 자체에 부분적이거나 또는 전반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과거의 가공 기술이 원료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저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수요자의 신체 조건과 생활 맥락을 반영하는 정밀한 설계 기술이 요구된다. 같은 단백질이라도 누구에게는 부드러운 조직감이, 누구에게는 흡수 속도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수요자 맞춤형 식품가공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기초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연령, 건강 상태, 섭취 특성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고, 이것이 제조 기술과 연결될 때 맞춤형 식품은 소량 생산의 한계를 넘어 실현 가능한 산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또한 자동화와 스마트 공정 기술은 맞춤형 식품이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와의 연계이다. 맞춤형 식품은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특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일수록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물성, 섭취 용이성, 품질 지표에 대한 표준화는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는 장벽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신뢰를 높이는 기초가 될 것이다.

    수요자 맞춤형 식품 가공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영역에 가깝다. 평균적인 사람보다는 각 개인의 요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식품 산업이 ‘누구를 위한 먹거리인가’에 대해서 묻고 답해야 할 시점이다.

    김범근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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