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상공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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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등 이란 도시들을 공습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와 이스라엘을 향해 반격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평화에 책임이 큰 미국이 충분한 외교적 노력 없이 화약고에 불을 붙인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국제 질서와 규범을 무너뜨리는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힘이 정의’인 전쟁 시대를 미국이 앞장서 열어젖히는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메네이 사살 사실을 전하면서 “이란 국민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고 했다.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도 했다.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예방적 공격’과 이란 내 인권 문제를 군사 개입 명분으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의회 승인조차 받지 않은 미국의 공격은 어떻게 보더라도 정당하지 않다. 이란이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을 공격할 ‘임박한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란과 몇차례 회담을 한 것 외에는 충돌을 피하려는 외교적 노력도 부재했다. ‘예방적 공격’ 주장은 20여년 전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지만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 이라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이란 정부가 자국민 시위를 무자비한 학살로 진압한 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자결 원칙을 존중’토록 한 국제 질서를 무시한 채 공격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힘의 외교도 최소한의 규칙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침략일 뿐이다.
미국의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숨지자 테헤란 등 일부에선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고 한다. 이란 정권이 얼마나 민심을 잃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조국의 반대말은 타국이 아니라 폭정”이라고 한 로마 정치가 키케로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이란 정부가 반격에 나서고 있으나 확전으로 국민을 더욱 큰 참화로 몰아넣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동 분쟁이 대규모 장기전으로 확대될 경우 세계 안보와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국제사회가 외교적 해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비상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이란·이스라엘은 물론 중동지역 교민과 파병부대 안전 확보를 최우선해야 한다. 비축유 관리,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 등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물가 상승, 환율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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