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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4 (수)

    이란 “첨단무기 손도 안댔다” 트럼프 “영원히 전쟁 가능”…장기전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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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메네이 차남으로 속전속결 권력승계

    이란, 권력공백 없이 다시 전열 다듬어

    트럼프 지상군 딜레마에 반전여론 부담

    장기화땐 이라크-아프간 악몽 재연될수도

    동아일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테헤란(이란)=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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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한지 이틀만인 3일(현지 시간)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출됐다. 미국이 이란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공격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와중에, 이란은 권력 교체를 속전속결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권력 공백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이란이 다시 전열을 다듬어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영원히 수행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사정은 간단치 않다. 미국 내에서 여전히 전쟁 반대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이번 이란 공습의 명분과 필요성을 둘러싼 의구심도 미국 정치권에서 커지고 있다. 미국 야당 민주당은 최근 공습 관련 정보당국의 브리핑을 받은 뒤 “미국에 대한 위협은 없었다”며 공습 강행을 비판했다.

    ● 히드라처럼…하메네이 공백, 차남이 메워

    3일 이란 반(反)정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이란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차기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매체가 1일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발표한지 이틀만이다.

    이렇게 빠른 권력 승계를 미국이 예측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해 수개월 간 추적 작전을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공습 첫날 반나절 만에 목적을 이뤘지만, 이란은 예상보다 빠르게 후계를 확정 지었다. 마치 머리를 잘라도 다시 자라는 신화 속 괴물 히드라처럼 승계 절차가 단기간 내에 이뤄지면서 기존 권력 구조 유지로 ‘결사항전’ 의지를 내보였다는 분석이다.

    ● 이란, 美 본토 공격 어렵자 ‘친미 주변국’ 난타

    이란은 공습을 당한 이후 주변 친미 국가들에 대해 반격을 하고 있다. 주로 미군 기지가 있거나 미국의 동맹인 국가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산유국이기도 하다. 미국 본토 공격이 어렵자 ‘미국의 친구들’을 쳐서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든다는 계산이다.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는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국영 매체를 통해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이 늘어선 지하 갱도를 공개했다. 레자 탈라에이-니크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첨단 무기를 처음 며칠 만에 모두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저항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장기전 수행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 지상군? 쉽게 결정 못 내리는 트럼프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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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전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오락가락했다. 이란 공습 직후인 지난달 28일 그는 전쟁을 2, 3일 내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를 하루 만에 제거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달 1일에는 폭격이 일주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날(2일)에는 “4, 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해낼 것”이라고 했다.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

    지상군 투입에 대한 입장도 번복했다. 지상군 투입 여부는 전쟁 수행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지상군 투입에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반드시 수반되기 때문이다. 미군 사상자가 늘어날 경우 미국 내 여론도 요동칠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미국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나는 그런 울렁증은 없다”며 지상군 파견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지상군 투입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같은 날 조금 뒤 미국 보수 성향 케이블방송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선 전쟁 장기화와 사상자 증가 등 국내외 거센 역풍을 의식한 듯 “그럴(지상군 투입) 필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지상군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 “美에 대한 위협 정말 있었나” 의혹 증폭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이란 공습의 명분으로 ‘핵 위협’을 내세웠다. ”그들이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방어 차원에서 선제 대응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미국의 자산을 겨냥한 선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 이란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했다고 본 것. 이에 미국 내에서는 선제 공격 명분이 타당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정보위원회 간사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번 공습의 궁극적 목표가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워너 의원은 2일 미국 의회에서 진행된 공습 관련 브리핑을 받은 뒤 “이란이 미국 본토에 가한 임박한 위협은 없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이 있었을 뿐”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이 미국에 대한 위협과 동등하게 봤다면 우리는 전례가 없었던 ‘미지의 영역’에 진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미국에 대한 위협은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것은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같은 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행정부의)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이 전쟁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은 “전쟁에 우리 프로그램을 쓰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해 백악관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구글과 오픈AI 직원들도 나서서 “살상 무기에 AI를 사용하지 말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 각국 증시 패닉…코스피-코스닥 직격탄
    동아일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6.1원)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출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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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3% 하락했다. 나스닥과 S&P500 지수도 각각 1.02%와 0.94% 떨어졌다. 4일 오전(한국 시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8% 넘게 폭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제 사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RGC는 최근 ‘세계 원유의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66달러(4.7%) 상승한 배럴당 8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했을 때 11.7% 급등한 것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국제 유가는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트럼프 “영원히 전쟁” vs 이란 “첨단무기 아직 안 써”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중급·중상급 수준 군수물자 비축량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고 우수하다”며 “이 물자들만으로도 전쟁을 영원히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란 역시 3일 레자 탈라에이-니크 이란 국방부 대변인이 “우리는 적들이 선포한 전쟁 계획보다 더 오래 방어하고 공격적 방어를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첨단 무기와 장비를 처음 며칠 만에 모두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메네이 체제’에서 ‘모즈타바 체제’로 바뀐 이란이 장기전으로 끌고 갈 경우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악몽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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