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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빵 값 내리자 시작된 '눈치 게임'…식품업계, 다음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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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빵 값 내려
    라면·제과업계, 불똥 튈라…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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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을 내세워 식품업계를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제빵업계에 이어 라면·제과업계로 가격 인하 불똥이 튀고 있다. 원재료 공급가 하락을 근거로 한 정부의 강경 기조에 기업들은 '눈치 보기'를 넘어 실제 가격표 조정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줄줄이 내려가는 빵값

    이번 가격 인하 움직임의 출발점은 밀가루와 설탕 공급가 인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자 제분·제당업계는 선제적으로 공급가를 4~6% 낮췄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원재료 가격 인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업계에 메시지를 던졌다. 사실상 가공식품 가격 전반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발언 이후 제빵 프랜차이즈는 곧바로 움직였다. 파리바게뜨는 오는 13일부터 단팥빵, 소보루빵, 슈크림빵 등 대표 빵 제품을 16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내린다. 식빵류와 프렌치 붓세 등은 1000원까지 낮춘다. 특히 고가 제품인 일부 캐릭터 케이크는 최대 1만원 인하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또 1000원대 가성비 크루아상을 신규 출시하며 소비자 체감 물가 낮추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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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12일부터 빵과 케이크 17종의 공급가를 평균 8.2% 인하한다. 단팥빵과 밤식빵 등 주요 제품 권장 소비자가는 100~1100원 낮아진다. 뚜레쥬르 역시 일부 케이크 제품을 1만원 인하해 가격 안정 기조에 동참한다.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는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CJ제일제당, 대상 등 주요 식용유 업체와 물가 동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제분·제당업계 가격 인하 이후 가공식품 전반으로 관리 범위를 넓히기 위한 행보다.

    오는 5일에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라면 4사를 소환해 간담회를 진행한다. 라면은 서민 물가의 척도로 불리는 만큼 밀가루 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 인하 압력이 가장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다음 타깃은?

    제빵업계가 한발 물러서자 시선은 라면과 제과업계로 옮겨가고 있다. 밀가루와 설탕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기업들은 가격 조정이 곧바로 소비자가 인하로 이어지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 외에도 인건비·물류비·에너지 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누적돼 있어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국제 시세와 실제 판매가 사이에는 시간차도 존재한다. 국제 밀 선물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당장 라면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원료 확보 구조 때문이다. 통상 식품기업들은 3~6개월 치 원료를 선계약해 확보한다. 국제 시세 변동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올랐을 때도 기업이 일정 부분을 흡수하며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초 코코아 가격이 5배 이상 폭등하고 원당 가격이 올랐을 때도 이를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경영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특정 원료 가격 하락만으로 제품가를 내리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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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달리, 외식 물가는 오름세다. 맘스터치는 지난 1일 43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버거와 스낵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맥도날드도 지난달부터 햄버거와 음료 가격을 100~400원 인상했다. 원가와 인건비 상승이 이유다.

    서민 체감도가 높은 빵값은 가격이 낮아졌지만, 인하 효과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일부 브랜드에만 한정된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중소 베이커리 전문점은 임대료·인건비·공공요금 등 고정비 부담이 커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곳이 많다. 외식 물가까지 오르면서 정부 물가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일부 원가를 흡수할 수 있지만, 이번 인하는 정부 기조에 맞춘 보여주기식 조정 성격이 짙다"며 "개인 점포는 원가 부담을 자체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구조여서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효과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려면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문제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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