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하루하루 급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산유국과 수입 계약을 하고 한국까지 원유를 배로 실어 오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통상 2~3주 소요된다. 현재 판매 중인 휘발유는 모두 이번 중동 사태 이전에 수입된 것이라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가격이 바뀔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ℓ당 휘발유 가격은 1807.1원이다. 지난달 말 1690원 수준에서 1주일도 안 돼 100원 넘게 빠르게 올랐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얌체 상술’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폭리도 정도껏 취해야 한다.
휘발유 가격은 오를 때와 떨어질 때가 확연히 다르다. 국제유가 급락 시엔 기존 수입 물량 재고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가격을 바로 내리지 않으면서, 유가가 오를 땐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오를 땐 속보, 내릴 땐 느림보인 식이다. 유가가 안정적일 땐 전가의 보도처럼 고환율을 내세운다. 유가가 떨어져도 환율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늘었다는 핑계를 대며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내리는 속도를 늦춘다.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소비자를 기만하며 정유사·주유소만 이득을 취하는 불공정 행위다.
국내 정유시장은 수십년째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개사의 과점 체제다. 소비자로선 불매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정유사와 주유소의 악덕 상혼을 뿌리 뽑고, 이들의 가격 농단을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비롯한 유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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