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수사 개시 2개월 만인 지난달 3일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엄성환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CFS 법인을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회사는 2023년 5월 퇴직금 규정을 변경하기 위한 내부 실행 계획안을 마련하고서도 일용직 노동자 의견을 듣지 않았고, 고용노동부 유권해석이나 외부 법률자문 등을 받지 않았으며 시행 사실 자체도 알리지 않았다. 노동 약자의 퇴직금을 후려치려 꼼수와 절차상 하자를 무릅쓴 것이다. 이 사건을 관리감독한 노동부가 기소 의견으로 부천지청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일용직 근로자의 상용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렇게 묻힐 뻔한 사건은 당시 수사검사의 ‘눈물의 양심선언’으로 드러나게 됐다. 문지석 당시 부천지청 부장검사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부천지청 수뇌부가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며 무혐의 결정을 종용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기업 봐주기 수사를 문제제기한 것이고, 결국 이를 규명하기 위한 특검이 출범했다. 하지만 그간 제기됐던 검찰과 쿠팡의 유착 의혹 증거를 찾지 못하며 이들의 ‘범죄 동기’를 밝히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향후 증거 보강 등을 통해 철저히 규명하기 바란다.
쿠팡은 그동안 블랙리스트 작성, 과로사 속출 등 ‘반노동 기업’으로 악명 높다. 택배노조는 이날도 “쿠팡의 한 대리점에서 지난 1월11일 노조가 생긴 이후 조합원들에게만 적용해 배송구역을 회수·축소 조치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쿠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폭로했다. 쿠팡은 언제까지 반노동 행태로 수익을 좇겠다는 것인가.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여태껏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미국 정치권을 동원해 이를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 손에 꼽을 수 없이 계속되는 쿠팡의 불법·부당 행위를 엄단하고, 이런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수사기관을 엄중히 문책해야 할 과제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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