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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트럼프 “하메네이 아들 안돼” 베네수엘라 모델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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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후계 선정에 적극 개입 의지

    조선일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일 플로리다주 탬파 맥딜 공군기지에 위치한 중부사령부(CENTCOM) 본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헤그세스는 “우리의 탄약은 가득 차 있으며, (이란 군사작전) 의지는 철통같다”고 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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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후계자 선정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가 구상하는 권력 재편 방식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적용된 모델과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의 정치·군사 구조가 베네수엘라와 크게 달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5일 로이터 및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앞으로 이란을 이끌 지도자 선택 과정에 관여하고 싶다”며 “그래야 5년마다 이런 일(공습)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국민에게도 좋고, 나라에도 좋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고, 향후 미국과 보조를 맞출 이란의 차기 지도자 선정 과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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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하메네이의 차남이자 대미(對美)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57)가 유력 후계자로 알려진데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망명 중인 이란 옛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66)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모든 사람이 후보군에 들어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란 후계자를 결정하는 헌법기구인 전문가 회의는 모즈타바를 사실상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미·이스라엘의 공격 목표가 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며 베네수엘라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와 했던 것처럼 그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군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무력으로 축출한 뒤, 미국의 용인 하에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과도 정부를 이끄는 방식이 향후 이란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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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트루스소셜에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미국 대표들과도 원활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두 나라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 국무부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외교 및 영사 관계를 재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수교 재개는 7년 만으로, 지난 4일 더그 버검 내무장관을 비롯해 최근 두 달 동안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프랜시스 도너번 남부사령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미국 고위 인사 다수가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석유 시설 등을 둘러보고 양국 관계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하면 트럼프가 염두에 둔 이란의 권력 재편 구도는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외부 인사를 데려오기보다는, 현 정권 내부 인사 가운데 미국과 대화가 가능한 ‘온건한’ 인물을 골라 실권을 쥐게 하는 ‘연착륙형 정권 재편’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에서도 대표적 야권 지도자이자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등 외부 인사 대신, 기존 권력 구조 내부 인물인 로드리게스를 선택해 체제 통제력은 유지하면서도 대미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란 외교관들을 향해 망명 신청을 촉구하며 “우리를 도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이란을 새롭고 더 낫게 만들길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에서 베네수엘라 모델이 그대로 작동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40년 넘게 반미(反美)·반이스라엘을 체제 정체성으로 내걸어 온 국가이며 이를 떠받치는 막강한 무장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존재한다”면서 “(베네수엘라와 달리) 핵 개발 문제까지 결합된 이란의 신정 체제는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강한 이념적·군사적 결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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