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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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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헌재 “재판소원 도입 시 사건 1만건 증가”… 업무량 4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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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안 사건 평균 처리 기간 ‘2년 1개월’

    헌재 “기획예산처와 인력 확보 협의할 것”

    조선일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깃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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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될 경우 연간 접수 사건이 1만건 이상 늘어 현재의 약 4배 가까이 폭증할 것이라는 내부 전망을 내놨다. 법조계에선 “현재도 본안 사건 처리에 평균 2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에서 사건이 대폭 늘면 ‘헌재 재판 지연’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헌재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 시 연간 약 1만건 이상의 사건이 추가로 접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헌재는 스페인 재판소원 비율(약 25%), 국내 대법원 상고 비율(약 30%), 대법원 연간 사건 처리 건수(약 4만5000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수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재판소원 도입 시 헌재 사건이 1만5000건 이상 추가 접수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헌재가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사건 증가 규모를 자체적으로 ‘연 1만건 이상’으로 예상해 구체적인 수치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헌재에 접수된 사건은 3092건이다.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헌재가 처리해야 할 사건 규모는 현재의 최대 3~4배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문제는 현재도 헌재 사건 처리 지연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168.4일(약 6개월)이지만, 지정재판부 단계에서 각하되지 않고 본안 심리에 들어간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753.2일(약 2년 1개월)에 달했다.

    사건 심리를 보좌하는 헌법연구관 인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헌재 헌법연구관은 89명이지만, 법원조직법상 판사 임용 자격 기준으로 보면 64명에 불과하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사건 수가 늘어날 경우 헌법연구관 등 필요한 인력을 기획예산처와 긴밀히 협의해 확보할 예정”이라며 “담당 인력 부족으로 심판 사건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충분한 인력 확충 없이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헌재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 판결에 불복한 패소 당사자 상당수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헌재에 재판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규모의 헌법연구관 인력으로는 폭증하는 사건을 감당하기 어려워 주요 위헌법률심판 사건까지 줄줄이 밀릴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무분별한 청구를 걸러낼 사전 심사 제도와 헌법연구관 증원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헌재의 사건 적체로 국민 불편이 큰 상황에서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것은 사법 체계의 마비를 자초하는 행위”라며 “권력자만을 위한 ‘특혜 4심제’로 비리 범죄자만 활개 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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