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
현직 검사가 검찰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수사외압’ 사건과 관련해 “중요 노동사건을 포함해 통상의 사건 처리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며 당시 검찰 수사과정을 지적했다.
박대범 부산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10일 오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수사와 결정 과정이 ‘공정의 외관’을 갖추었을 때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러나 상설특검의 공소장에 기재된 쿠팡 사건의 처리 과정을 보면 (당시 검찰) 수사팀이 이 금과옥조를 소홀하게 여긴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상설특검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엄희준 전 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전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했다. 특검은 이들이 사건 초기부터 주임검사에게 “불기소 쪽으로 사건을 정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결론 냈다. 중간간부인 문지석 전 부장검사가 무혐의 처분 방향에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들이 이를 배제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 부장검사는 “뼈아픈 대목은 지휘부의 조급함”이라면서 “어떠한 사정이 있었기에 (당시 문지석) 부장검사를 설득하거나 협의하려는 노력을 생략한 채 ‘부장검사 패싱’이라는 무리수를 두어야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이 사건처리는 차장검사의 선의와 노력과는 달리 ‘유착의 결과물’이라는 강력한 의심을 자초했다”며 “치열한 설득의 시간을 건너뛴 조급함, 이것이 뼈아픈 실책”이라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는 쿠팡 수사를 지휘한 대검찰청 간부가 사건 담당 부장검사와 수사 전략을 상의한 직후 쿠팡 측 김앤장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도 거론하면서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했다. 박 부장검사는 “진실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검찰, 대형 로펌, 거대 자본의 카르텔이 실재한다는 세간의 의심에 가시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문제 된 것은 형사상 불법 여부를 논외로 하더라도 그간 쌓아온 노동사건 처리 관행과 방식과는 다른 데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라는 관점뿐만 아니라 사건처리의 방식이 적정했는지까지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했다.
☞ [단독]대검 간부, 쿠팡 수사전략 보고 뒤 김앤장과 전화···특검, ‘취업유착 수사 필요’ 이첩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090600121
☞ [단독]주임검사 명의 ‘쿠팡 불기소 보고서’, 차장검사가 대신 썼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27133100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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