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대 드론이 알아서 작전 주도
관련 시장 규모 2032년 4조 넘어
머지않아 전장(戰場)이나 재난 현장에서 이 같은 교신이 사라지게 된다. 인간의 명령을 기다리던 ‘말단 병사’ 드론에 스스로 판단하고 서로 협업해 공격하는 ‘AI 에이전트(인공지능 비서)’가 심어지면 ‘자율 비행’ ‘자율 공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간 조종사의 손끝이 아니라 드론 스스로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리게 된다.
핵심은 ‘군집 드론(Swarm Drone)’ 기술이다. 군집 드론은 수천, 수만 대의 드론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동시에 움직이며 전투·감시·병참 등 복잡한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무인 항공기 그룹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적진에 침투할 때 드론 A가 스스로 미끼가 돼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는 사이, 드론 B가 사각지대에서 적지에 정밀 타격을 가하는 식이다. 인간 조종사가 일일이 개입해서는 불가능한 초(秒) 단위 협업이다.
‘드론 군단’을 완성하는 것은 AI 에이전트와 6G(6세대 이동통신), 위성 통신의 결합이다. 수만 대 드론이 충돌 없이 밀집 비행을 하려면 네트워크 지연 시간이 사실상 0에 가까워야 하는데, 2030년 상용화 전망인 6G의 지연 속도는 0.1ms(밀리세컨드·1만 분의 1초) 이하로 인간의 신경 반응(보통 0.25초)보다 훨씬 빠르다. 여기에 저궤도 위성 통신이 더해지면, 전 세계 어느 오지에서든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드론 군단’ 운영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드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 AI 에이전트가 탑재되면, 적의 전파 방해(Jamming) 등이 심한 전장에서도 작전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본부와 통신이 끊길 경우에도 드론끼리 직접 소통하며 최적의 경로를 찾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된다. 수십억 원짜리 요격 미사일 한 발로 3000만원 안팎의 드론 한 대를 맞히는 방식으로는 군집 드론의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없다. 한 대 수천만 원짜리 가성비 드론이 수조원대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군집 드론 시장 규모는 2025년 9억7010만달러(약 1조4291억원)에서 2032년 30억6080만달러(약 4조5091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드론 전문가들은 “이제 드론은 단순한 비행체가 아니라 ‘하늘을 나는 지능형 로봇 군단’이라고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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