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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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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은 원청, 죽음은 하청”···전남 시민단체, 대불산단 사망 조선소 원·하청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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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11일 목포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대불산단 이주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업주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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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캄보디아 국적 하청 이주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노동당국의 소극적 대응을 규탄하고 원청·하청 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은 11일 목포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복되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예견된 인재”라며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불산단 내 한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국적 A씨(35)가 작업 중 무게 1t에 달하는 선박 블록에 깔려 숨졌다. 앞서 같은 달 24일에도 산단 내 또 다른 사업장에서 베트남 국적 하청 노동자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등, 불과 나흘 새 2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단체는 연이은 참사의 원인으로 다단계식 하청구조를 지목했다. 원청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하청과 재하청으로 업무를 쪼개 넘기면서 현장의 안전보건 책임마저 전가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먹이사슬 최하단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이 기본적 안전 교육이나 보호 장치도 없이 위험 작업에 투입되는 ‘위험의 외주화’가 고착화됐다고 비판했다.

    조창익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조선업 호황으로 원·하청 경영인의 이윤은 늘었으나, 현장의 노동자들은 부실한 안전시스템 속 죽음의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안전보다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생산제일주의와 다단계 하청구조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부터 현재까지 대불산단에서 12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월과 2월 두 달간 전남 지역 산업현장 사망자는 총 8명으로 집계됐다.

    노동 당국의 소극적 행정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단체는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땜질식 처방이 사고를 반복시키고 있다”며 지자체와 노동청, 시민사회, 전문가가 현장 점검부터 정책 수립까지 공동으로 결정하는 민관합동 ‘대불산단 중대재해 특별대책기구’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목포고용노동지청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원·하청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영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노무사는 “타국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를 대신해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원청의 공식 사과 및 다단계 하청구조 중단, 고용노동부의 대불산단 전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실시, 수사당국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책임 엄중 처벌 등을 거듭 요구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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