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제 시행 첫날인 12일 첫 사건은 이날 0시 개정 헌법재판소법이 공포·시행된 지 10분 후 접수된 ‘2026헌마639′ 재판취소 사건이었다.
청구인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 A씨로, 출입국 당국의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재판소원을 냈다. 피청구인은 대법원이다.
A씨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2013년 6월 한국에 입국해 난민인정신청을 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2014년 난민불인정결정을 했으나 시리아 정세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부여했다.
A씨는 인도적 체류자로서 활동 허가를 받아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던 중 A씨는 활동 허가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회사를 운영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2024년 A씨가 형을 마치자 강제퇴거 집행을 위한 보호명령 및 강제퇴거명령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추방됐다.
A씨는 추방을 면하기 위해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이를 기각했고, 판결은 지난 1월 8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강제퇴거명령서에 적힌 ‘송환국’란에 ‘국적국을 제외한 제3국’으로만 표시가 돼 있어 ‘안전하지 않은 제3국’으로 송환이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난민협약이 정한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따라 안전하지 않은 제3국으로 송환을 금지하는데, 법원이 이를 잘못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재판의 판결문이 한국어로만 기재돼 있는 점, 재판 도중 해외로 추방된 점 등을 문제로 봤다.
다만 A씨의 재판소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판소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A씨의 대법원 판결은 두 달 전 나왔다. 이런 경우 헌재는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에 대해 A씨를 대리하는 공익법센터 어필 이일 변호사는 “‘공포 시점’, ‘판결 확정 시점’은 모두 본인이 결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그 시점을 근거로 일체의 예외 없이 30일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청구 기간’에 대한 해석을 헌법재판소가 달리 하기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근거로 각하한다면 근거 법률에 대한 별도의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판소원 2호 사건은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시민모임이 이날 0시 16분에 접수한 사건이다. 피해자시민모임은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법무법인 원곡)은 “법정 기한을 현저히 초과한 재판 지연에 대해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했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총 4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전자헌법재판센터를 통해 접수됐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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