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로 판·검사, 경찰, 피고인
고소·수사 ‘무한 반복’ 할 가능성
지난 12일 시행된 법왜곡죄는 판사·검사·경찰 등이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을 고의로 잘못 적용해 판결이나 처분을 내린 죄다. 현행 법 체계에서 법왜곡죄 사건 수사는 경찰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법왜곡죄 적용 대상은 판사와 검사, 경찰이다. 경찰이 검사·판사는 물론 동료 경찰을 수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 법조인은 “법률가인 판·검사의 결정을 법 지식과 법리 해석 경험이 부족한 경찰이 수사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제는 하나의 법왜곡죄 사건이 적게는 3~4건, 많게는 무한대로 가지를 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피고인이 자기를 기소한 검사를 법 왜곡 혐의로 고소하면, 경찰은 이 사건을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경찰의 1차 판단에 대해 “법을 왜곡한 결정”이라며 그를 또 고소할 수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그 검사에 대해서도 고소가 이뤄질 수 있다. 이후 판결을 내린 판사 역시 “법 적용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할 수 있다.
법왜곡죄로 고소를 당한 판사·검사·경찰도 고소인을 무고죄로 맞고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자기 사건을 처리한 판사·검사·경찰을 법 왜곡 혐의로 또 고소할 수도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법왜곡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수사·재판한 것 자체가 또 다른 법 왜곡이라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각 단계마다 결정을 내린 판사·검사·경찰을 다시 법왜곡죄로 고소하는 식으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고위 공직자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게 돼 있다. 다만 공수처법은 고위 공직자의 직무 관련 범죄만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직무 관련 범죄에 법왜곡죄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공수처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법왜곡죄를 수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위 공직자와 관련한 수사 대상 범죄를 ‘모든 범죄’로 넓히는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중이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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