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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金총리 “트럼프, ‘김정은이 나와 대화 원하나’ 물어”… 백악관서 20분 깜짝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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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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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20여 분간 깜짝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대화 재개에 강한 관심을 표명하며 김 총리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이날 워싱턴 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화 내용의 상당 부분이 북한 문제에 대한 제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만남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김 총리가 백악관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 면담하던 중, 화이트 목사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통역 없이 회동이 성사됐다. 당시 집무실에는 이란 관련 회의를 마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동석했다.

    대화의 포문은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덕담으로 열렸다. 김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께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 피스메이커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한 장관과 합참의장 앞에서 이를 다시 반복해 달라고 할 정도로 큰 만족감을 드러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중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에게 2019년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오게 한 뒤,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이나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며 김 총리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총리는 “최근 북한의 언사가 ‘못 만날 이유가 없다’에서 ‘우리 사이가 꼭 나쁠 이유는 없다’는 식의 관계 정상화를 암시하는 표현으로 약간 진전됐다”고 지적하며, “(북미 정상 간 만남을 위한) 작은 가능성이라도 살리기 위해 접촉과 대화를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김 총리는 꽉 막힌 북미 관계를 풀어낼 구체적인 ‘카드(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 보고 전이라) 공개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 의견을 ‘아주 스마트하다’고 표현하며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보좌관에게 김 총리의 발언 내용을 더 파악하고 북한과 관련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참 좋다. 그런데 그 시기가 이번 중국 방문 시기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고 그 이후일 수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며 “특정 시기보다는 접촉과 대화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전날 김 총리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보좌하면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에게 구두로 전달한 북미 대화 관련 판단과 제안을 상세한 영문 메모로 정리해 미국을 떠나기 전 백악관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총리는 전날 밴스 부통령 등을 만나 지난 1월 방미 당시 미국 측이 우려를 표했던 5대 현안(대미투자특별법 통과, 18년 만의 구글 지도 반출 허용, 핵심 광물, 쿠팡 문제, 종교 탄압 오해 불식)이 50일 만에 모두 진전·해결됐음을 설명했고, 미 측은 이를 매우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따른 한국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 김 총리는 “미국으로의 원자력 진출 등 2~3가지 아이디어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리는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최근 미국이 한·중·일 등 16개국을 상대로 개시한 무역법 301조 조사(관세 부과 사전 절차)와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김 총리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해당 조사는 여러 나라를 보편적인 대상으로 한 것이며, 한국을 특별히 표적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경우에 따라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과 관련한 한국의 파병이나 물자 지원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밴스 부통령을 만났을 때 이란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나 군사적·물리적 지원 요청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과도 만나 한미 간 인공지능(AI) 및 바이오 협력을 논의하는 한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 지원의 빠른 이행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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