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욱 앰배서더 서울 풀만 대표 인터뷰
F&B 경쟁력으로 럭셔리 브랜딩
타이밍 초점 둔 고도화 전략으로 고객 중심 ‘디테일리즘’ 실현
조정욱 앰배서더 서울 풀만 대표는 호텔 경영의 핵심인 ‘디테일’을 완성하려면 빠르게 실행과 수정을 반복하는 ‘진화적 완벽주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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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에서 스타로 떠오른 ‘후 사부님’ 후덕죽 셰프가 이끄는 중식당 ‘호빈’, ‘뷔페의 신’ 신종철 총괄 셰프가 이끄는 뷔페 ‘더킹스’.
최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의 명성을 끌어올린 주역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약 2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F&B(식음료) 경쟁력을 앞세워 호텔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했다. 전략의 중심엔 2022년 취임한 조정욱 대표가 있다. 호텔신라 출신으로 25년간 호텔리어로 살아온 조 대표는 F&B를 호텔의 부대 시설이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셰프와 핵심 직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딩 전략을 추진해 성공을 거뒀다.
조 대표는 호텔 경영의 핵심은 ‘디테일’이라고 말한다. 최근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엮은 책 ‘디테일리즘’도 출간했다. 하지만 그의 디테일리즘(완벽주의)은 ‘한 번에 완벽히 하는 꼼꼼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끊임없이 실행하고 수정하며 점진적으로 완벽을 만들어 가는 고도화의 과정에 가깝다. 그는 “‘진화적 발전’이야말로 오늘날 시대에 유효한 디테일이자 완벽주의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의 고급 호텔 경영 전략을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월 2호(435호)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오늘날 호텔 산업의 구조적 변화는 무엇인가.
“‘K자’ 성장, 즉 양극화다. 럭셔리 시장과 이코노미 시장 양쪽으로만 시장이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럭셔리 호텔은 고급 F&B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같은 변화를 겪었던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F&B 차별화와 고급화가 럭셔리 시장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다. 럭셔리 호텔의 F&B 고객은 거의 100%가 내국인이다. 소비 수준이 매우 높은 고객들이며, 이들이 계속 찾을 수 있는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브랜딩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대표로 취임할 때부터 F&B 고급화를 통해 호텔 브랜드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생각했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F&B 전략은 무엇이었나.
“직원이 유명해야 기업도 유명해진다. 호텔을 유명하게 하려면 F&B가 유명해져야 하고, F&B가 유명해지려면 결국 사람이 유명해져야 한다. 그래서 임직원들의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적극 장려했다. 신종철 총괄 셰프와 후덕죽 셰프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가 요리를 하는지, 그 사람의 캐릭터와 서사가 무엇인지 알려야 고객들이 음식에서 또 다른 매력을 찾는다. 많은 셰프들이 ‘셰프는 주방을 지키며 음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설득해 대외 활동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실제로 셰프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성과도 좋아졌다. 신 총괄 셰프가 방송에 출연한 직후인 2025년 뷔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이상 상승했다. 후 셰프가 이끄는 호빈 역시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고객이 몰리고 있다.”
―직원이 유명해지는 것이 조직에는 리스크가 되지 않나.
“리스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유명해지면 몸값이 올라가고 자아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리스크가 무섭다고 이렇게 효과적인 브랜딩 전략을 하지 않아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말이 ‘뭐라도 하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직원을 유명하게 해서 호텔도 유명해지고 매출이 올라가면 이미 조직은 많은 것을 얻은 것이다. 그 직원이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더 좋은 인재가 들어오고 내부 인재들도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호텔 경영에서 ‘디테일’을 강조했는데.
“과거의 디테일은 공급자 중심의 개념이었다. 공급자가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상태를 만들어 놓고 고객이 여기에 맞추라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오늘날 디테일은 고객 중심이어야 한다. 고객의 특성, 행동 패턴, 소비 맥락에 맞게 끊임없이 조정하는 것이 디테일이다. 모든 것을 계산해서 딱 맞춰 주는 것도 좋겠지만, 고객이 직접 자신에게 맞춰 나갈 수 있는 옵션을 세심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행동 데이터와 패턴 분석을 통해 시장 변화를 읽고 상품과 서비스에 녹여 내는 과정이다.”
―책 ‘디테일리즘’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핵심은 ‘진화적 발전’이다. 많은 사람이 디테일을 말하면 완벽주의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시장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준비한다고 해도 출시하는 순간 이미 환경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완벽하게 준비하다 보면 오히려 기회를 놓친다. 완벽은 출발점이 아니라 실행과 수정이 반복된 끝에 도달하는 결과다. 일단 실행하고 고객 반응을 보고 수정하면서 완벽에 가까워지는 방식, 즉 ‘진화적 완벽주의’를 강조하고 싶었다.”
―디테일리즘을 조직에 정착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심리적 안전감과 ‘센서 의식’이다. 실패했을 때 혼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직원들이 ‘안 되면 말고 일단 해 보자’ 하고 움직인다. 또 고객 동선이 어색하다든지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든지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감각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나는 직원들에게 ‘똥볼’을 차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 대신 왜 그런 판단을 했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공유하게 한다. 그래야 개인의 감각이 조직의 자산이 된다. 디테일은 특정 직원의 성실함에 기대서는 안 된다. 결국 시스템과 프로세스에서 디테일을 잡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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