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자금, 인력, 환경 팍팍 밀어줬는데... 실망”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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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을 들여 인공지능(AI) 주요 인재를 영입하고, AI들의 소셜미디어(SNS)인 ‘몰트북’까지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AI 투자를 지속하는 메타가 정작 핵심인 자체 AI 모델 개발에선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메타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6000억달러(약 899조4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올해 AI 관련 분야에 작년의 2배인 1350억달러를 쓸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테크 업계에선 “메타가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메타.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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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 밀어줬는데 결과는 기대 이하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 시각) “메타가 당초 이달 출시 예정인 AI 프로젝트 ‘아보카도’의 공개 시점을 5월 이후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메타는 아보카도를 3월 중순 공개한다는 계획이었다. 아보카도는 메타의 이전 AI 모델인 ‘라마 4’보다는 성능이 좋지만, 현재 시중에 나온 첨단 AI인 오픈AI의 전문 업무용 GPT 5.4, 구글의 제미나이 3.1프로,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메타 내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글의 제미나이를 라이선스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다. 메타는 작년 알렉산더 왕 스케일 AI 공동 창업자를 비롯해 주요 AI 인재를 수백억 원의 보상 패키지를 줘가며 영입했다. 또 외부 영입 인재들을 특별 취급하며 각종 편의를 봐줬다. 인력 재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하면서도 수퍼인텔리전스 랩 내 TBD(To Be determined) 랩이라는 조직을 따로 만들어 이들을 특별 배치했다. 이 팀 직원들에게는 식사를 위해 줄을 서지 않도록 밥도 따로 받아줬다고 한다. 또 수퍼인텔리전스 랩에 중국 출신 직원이 많은 것을 고려해 사무실 인근 인도 식당을 중식당으로 바꾸는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노골적인 지원으로 메타에서 수년간 일해 온 내부 인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고 내부 단결력이 약화되기도 했다.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이미 업계에서 이룰 거 다 이룬 잘나가는 사람들을 모아 놓다 보니, 일을 절박하게 안 한다는 소문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메타 내부에선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한 메타 AI 리서처는 “보통 직원들보다 수십~수백 배 보상을 받아 가면서 성과를 못 내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이런 데다 돈을 쓰고 정작 레이오프(해고)는 계속돼 불안만 커지고 있다”고 했다.
◇코너 몰린 메타, 또 인력 감축 카드 만지작
메타는 가상현실, AI 등 첨단 테크 기술이 보편화된 2020년 이후 여러 사업적 시도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올인했다가 최근 이를 대폭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상현실·증강현실을 연구한 리얼리티랩스는 수년간 수조 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고, 작년에야 관련 예산을 줄였다. 2023년 크리에이터들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AR 효과를 낼 수 있는 ‘메타 스파크 스튜디오’ 기능을 도입했지만 사용량이 미미하자 작년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메타 내부에서는 잦은 전략 변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메타 관계자는 “하도 계획을 갈아엎어서 실제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면 내부에서도 자체 계획과 전략 등을 믿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메타는 시시각각 변하는 테크 업계의 트렌드를 빠르게 채용해 서비스로 만들고, 서비스의 생명력이 다하면 다른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에 익숙하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메타는 예전부터 조금 뜨는 IT 서비스가 있으면 이를 사실상 모방해 자체 서비스화 하는 ‘카피캣 왕국’으로 유명하고, 서비스의 생명력이 다하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전략을 이어왔다”며 “이러한 전략이 정작 장기 전략이 필요한 AI에는 통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했다.
코너에 몰린 메타는 또 인력 감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로이터는 14일(현지 시각) 메타가 AI 투자를 늘리면서 동시에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말 기준 메타 임직원은 약 7만9000명이다. 만일 20%의 임직원을 해고한다면 대상은 1만5800명으로, 2022∼2023년 구조조정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메타는 2022년 11월 당시 전체 인력의 약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을 감원했고, 2023년 다시 추가로 1만개 일자리 감축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추측성 보도”라는 입장이다.
메타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보카도를 잇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타는 차기 AI 모델을 계획하며 모델 이름을 아보카도보다 크기가 큰 ‘워터멜론(수박)’으로 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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