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프로당구(PBA-LPBA) 사상 최초의 월드챔피언십 3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김가영은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왕중왕전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이하 월드챔피언십) LPBA 결승전(7전 4선승제)에서 한지은(에스와이)에 세트스코어 4:1(9:11, 11:5, 11:7, 11:1, 11:2)로 승리, 최후의 승자가 됐다.
김가영(사진: P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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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김가영은 프로당구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3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월드챔피언십이 시작된 지난 2020-21시즌 이후 열린 6차례 대회 중 4번의 왕좌를 꿰차는 등 계속해서 여자 프로당구의 전설이 ‘현재 진행형’임을 증명했다.
김가영은 이번 시즌 개막전(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 이어 4차투어(SY 베리테옴므 챔피언십), 5차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 이어 월드챔피언십까지 네 번의 우승을 달성하며 통산 18승을 달성했다.
김가영은 시즌 우승 상금 2억2950만원으로 1위를 굳게 지켰다. 우승 상금 1억원을 추가한 김가영은 프로 통산 9억1,130만원으로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자, 남녀부 통산 네 번째로 통산 상금 9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한지은은 데뷔 세 시즌만에 통산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김가영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24-25시즌 4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한가위)서도 김가영에게 패배했던 한지은은 또 한 번 무릎을 꿇었다.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6강에서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을 상대로 3.000을 기록한 차유람(휴온스)이 수상했다.
결승전에서 김가영은 ‘당구 여제’ 다운 경기로운 경기력을 펼쳤다. 1세트엔 한지은이 11:9(9이닝)로 승리했지만, 김가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김가영의 결승 경기 장면(사진: P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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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은 2세트를 11:5(9이닝) 3세트를 11:7(8이닝)로 가져가며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3세트엔 3:6으로 끌려가던 6이닝째 하이런 7점으로 순식간에 10:6으로 역전했고, 8이닝에 남은 1점을 채워 11:7로 이겼다.
기세를 잡은 김가영은 4세트부터 경기를 압도했다. 1:1로 맞서던 김가영은 4이닝과 5이닝에 5점씩 올리며 11:1(5이닝)로 완승, 우승까지 한 세트만 남겼다. 5세트엔 1이닝부터 하이런 7점으로 기세를 잡은 김가영은 3이닝째 3점을 올려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김가영은 곧이어 펼쳐진 4이닝째 비껴치기 공격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11:2(4이닝)로 최종 승리했다.
이날 김가영의 애버리지는 1.559. 이번 시즌 3차투어(NH농협카드 채리티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기록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의 1.533을 넘어 LPBA 결승전 최고 애버리지 기록도 경신했다.
우승 직후 김가영은 “지난 시즌에 워낙 좋은 성적이 잘 나왔다. 이번 시즌에도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아직 수준을 높이지 못한 것 같다. 시즌이 끝나고 돌아보며 재정비를 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결국 내 무기가 꾸준함인 만큼, 성적과 상관 없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최종전인 월드챔피언십을 마무리한 PBA는 오는 17일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프로당구 시상식 ‘하나카드 PBA 골든큐 어워즈 2026’를 끝으로 시즌의 막을 내린다.
다음은 김가영의 월드챔피언십 3연패 기자회견 전문(자료 제공: PBA)
김가영(사진: P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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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소감.
= 우승은 항상 기분 좋다. 이번 대회에서 기복이 많았는데, 2025-26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행복하다.
◆ 2세트에 타임 파울을 범했다.
= 당시 배치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엎드려 있던 시간이 길었고, 공도 제대로 나가지 못했다. 오랜 만에 타임 파울을 한 것 같다. 옛날에는 자주 걸렸는데 오랜 만에 해서 스스로 내 자신에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기회가 오면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후에 장타가 나올지는 몰랐다. 타임 파울을 했지만 기회 오면 잘 하면 된다는 생각만 했다.
◆ 준결승전이 끝나고 경기력에 ‘답답하다’고도 말했었는데
= 돌아가서 복기도 하고, 훈련도 했는데 사실 좋지는 않았다. 오늘 경기에 앞서 웜업하러 나가서도 좋지 않았다. 웜업 하기 전에도 용두암에 가서 산책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했다.
◆ 이번 결승전에서는 멘털적인 부분에서 상대보다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다.
= 모든 경기가 나에겐 새롭고, 도전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지난 시즌에 비해서 성적이 잘 나왔지만, 그렇다고 이번 시즌을 게을리 보낸 게 아닌데 수준을 높이지 못했던 것 같다. 시 돌아보고 재정비를 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스스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결국은 꾸준함이 저의 무기인 만큼, 제가 해야할 일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 오늘은 경기 도중 늦게 미소를 짓는 것 같던데.
= 사실 표정이나 말할 때 제스처나 많은 편이다. 표정을 쓰는 데도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를 꽉 물던가, 나 같은 경우는 입꼬리가 내려가는 편이다. 앉아 있을 때 한 번씩 표정을 체크한다. 힘들 때 마다 ‘재밌게 치자’는 생각을 가진다.
◆ 3세트 이후부턴 경기력이 확 올라갔고, LPBA 결승전 최고 애버리지(1.593)도 기록했다. 경기 도중 확 달라졌던 계기가 있었나.
= 계기는 딱히 없었다. 뭐든지 좋다가 나빠질 때가 있듯, 나빠지다가도 좋아질 때가 있다. 특별한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 조별리그에서는 한지은 선수에게 패배했었다. 전적도 박빙인데, 한지은 선수를 만나면 어려운 부분이 있나.
= 상대 선수가 나에게 압박을 주는 것 보다는 내 스스로 불신하는 게 저에게는 가장 위험한 부분이다. 내 생각대로 공이 움직이지 않을 때, 내 자신을 믿지를 못하게 되면 그 믿음을 다시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 공을 잘 치기 위한 루틴을 스스로도 개발을 했다.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할 게획인가.
=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제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제가 조금 부정적인 면이 있다. 긍정적인 면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직은 그러질 못하고 있다. 고친다기 보다는 다른 에너지로 바꿔보고 싶다. 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싶다.
◆ 성적적인 목표를 정해두지 않는 편이지만, 스폰서 대회인 하나카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기에 이번 대회가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 같은데
= 예선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준결승까지 진출하면서 조금씩 들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몸을 바삐 움직였다. 가만히 있으면 잡생각이 많이 드는 편이라 러닝도 하고 운동도 하고.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
◆ 이번 시즌에 개인 투어 우승, 팀리그 우승도 했지만 김가영 선수가 윤곡 여성체육대상을 받으면서 당구가 메이저 종목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시즌을 돌아봤을 때 어떻게 느껴지나.
= 사실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다. 올해로 제가 당구 선수로 생활한 지 30년째다. 종목 환경의 변화를 정말 많이 겪었다. 한국에서는 여자 당구 선수가 인정받지 못했던 시절에 미국에 가서 프로 생활을 하고, 아시안게임에 참가도 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안타깝고 서운하기도 했다. 제가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당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최선을 다해 당구하는 것을 보여주는거였다. 이번에 윤곡상을 받으면서 당구라는 종목이 진정한 스포츠 종목으로의 시작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 후배들은 정말 스포츠 선수로서 대우를 받을 수 도 있겠다는 희망이 들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 많은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멘털이 흔들리면서 무너질 때가 많다.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어린 친구들에 비해서 제가 큰 대회에서의 경험이 많다. 나 역시도 많이 무너져봤고, 2등도 많이 해봤다. 결승전 같은 경기는 환경이 다르지 않나. 관객이 많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몰입해서 경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경험이 더욱 쌓여야 한다. 완벽하기 보다는 적응을 해야 한다.
◆ 다음 시즌 목표는?
= 20승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나가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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