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유 90%를 호르무즈에 의존
수혜 입는 국가가 당연히 도와야”
나토 향해서도 “비협조땐 미래 암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위해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에서 사실상 최전선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거듭 압박한 것. 중국은 이란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이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혜를 입는 국가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약 90%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전에 (중국의 입장을) 알고 싶다. 2주라는 시간은 너무 길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의 8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열린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 약 1110만 배럴 가운데 약 140만 배럴(약 13%)이 이란산으로 추산된다.
다만 중국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미·중 무역 협상 대표들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미·중 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We may delay)”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연기 기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한 것은 이란이 중국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CNN은 13일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유조선만 제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의 노력에도 대부분의 원유가 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새롭게 관리하려는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백악관은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연합 구성과 관련한 각국 합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KhargIsland)’을 공습한 것과 관련해 14일 페이스북에 “국제적 긴장 관리에서 중국의 역할을 소환하는 간접적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에게도 경고를 보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나토의 미래는 매우 암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두고 보겠다. 저는 오래전부터 우리가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그들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그들이 우리를 도와줄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주요 동맹국에 강요에 가까운 ‘안보 청구서’를 날린 셈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나토가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무엇이든 상관없다”며 “필요한 모든 지원”이라고 답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