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모시리(왼쪽) 전 셰브런 아프리카 책임자가 2017년 9월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랜드 하얏트 뉴욕에서 열린 2017 콩코르디아 연례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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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정유기업인 셰브런의 전직 임원이자 에너지 기업 투자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공식 첩보 요원’으로 활동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미 정부에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후 델시 로드리게스 현 임시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해야 한다며 입김을 불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CIA가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작전 개시 수 달 전, 알리 모시리 아모스글로벌에너지 CEO에게 정권 이양 관련 자문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모시리 CEO가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안보 기관 지원도 못 받을 것이고, 석유 기반 시설에 대한 통제권도 없다”고 조언하며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을 후임자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이후 CIA는 로드리게스를 포함해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사 3명을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내 마차도 지지도가 부족하다”며 ‘마두로파’인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이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한 모시리 CEO는 1978년 셰브런 석유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2001년 라틴아메리카 총괄이사로 임명된 그는 베네수엘라 정권 최고위층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석유회사 국유화를 추진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도 친밀하게 지내온 그는 셰브런 최고위 임원들의 승인에 따라 베네수엘라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CIA에 제공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에는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모시리 CEO는 2017년 셰브런을 정년퇴임 했지만 2024년까지 고문직을 맡았다. 또 퇴임한 해에 에너지 기업 투자 회사인 ‘아모스 글로벌 에너지’를 창업해 현재까지 이곳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인 지난 1월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베네수엘라 석유 투자 모금을 주도하고 있다.
셰브런은 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되고 미국이 현지 석유 사업권을 장악하면서 큰 이익을 본 기업이다. 차베스 정권의 석유 기업 국유화 당시 유일하게 현지 사업을 철수하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다. 모시리 CEO 역시 셰브런에 있을 당시 현지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모시리 CEO가 모으는 투자 자금은 셰브런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가 현지 유전 시설을 복구하고 현대화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인에게 대베네수엘라 작전 계획 일부를 알리며 자문을 구한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한 달 전쯤 미 정유기업 경영진들에게 작전을 간접적으로 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셰브런은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작전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WSJ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셰브런 측은 “2025년 봄부터 마두로 전 대통령이 축출될 때까지 소속 직원이나 회사를 대리하는 직원이 베네수엘라 지도부와 관련된 CIA와의 접촉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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