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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자산관리는 그동안 부동산과 예·적금, 상장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공백으로 남은 영역은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투자다. 사실 기업 성장 초기에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서 예·적금이나 상장주식,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투자다.
개인 투자자들이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려면 현실적인 제약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 투자자가 비상장사의 정보를 쉽게 알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정보 비대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에는 주로 기관 투자가나 고액 자산가가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했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비상장사와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다. BDC는 비상장사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상장형 공모 펀드로 설계돼 17일부터 처음 시행된다. 한국거래소가 다음 달까지 시스템을 정비하면 자산운용사별로 BDC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 “코스닥 상장 의무화, 주식처럼 거래 가능”
자산운용사들은 BDC 설립 후 일반적으로 90일 안에 코스닥에 상장해야 한다. BDC는 코스닥 상장 후에는 일반 주식처럼 주식거래시스템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BDC는 일정 비율 이상을 비상장사나 벤처기업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만기는 5년 이상으로 설정해 비상장사와 벤처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혁신 기업이 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면 개인 투자자들도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과거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가 부족한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형태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상장주식보다 매매도 자유롭다.
BDC에 투자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것은 전반적인 자산 관리 관점에서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주식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지다. BDC는 일종의 대체 투자 성격을 띤다.
예·적금이나 상장주식, 채권 등 기존 금융상품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예·적금이나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상장주식처럼 짧은 기간 안에 차익을 거두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상장 기업의 성장에 참여하는 성격이 강하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예·적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전략으로 BDC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 한도 2억 원까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BDC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추는 것을 넘어 세제 혜택을 기대할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비상장 중소·벤처 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 정부는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투자 촉진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을 마련했다. 정부가 올 1월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 전략’에 따르면 BDC 투자자는 납입 한도 2억 원까지 배당소득에는 분리과세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분리 과세율은 9.9%(지방소득세 포함)다. 정부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관리를 지원해 주기 위해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9.9%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한 바 있다.
물론 투자에 앞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BDC 제도의 취지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투자에 나설 경우 기대한 것과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BDC는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BDC도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예·적금이나 채권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긴 어렵다. 만약 노후 자산관리 관점에서 BDC는 핵심 자산보다는 보조적인 역할로 고려할 것을 추천한다.
BDC를 통해 투자한 개별 기업이 IPO나 M&A에 성공했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이 바로 수익금을 손에 쥘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BDC를 통해 여러 기업에 투자한 만큼 개별 비상장사의 성과만으로는 가격이 크게 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BDC의 주요 투자처인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현재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해석한다. 중동 분쟁 변수로 기준금리 방향이 예상치 못하게 바뀔 수도 있다.
만약 앞으로 시장에서 금리 상승세가 나타난다고 가정하면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아 투자금 회수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BDC는 분명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ISA나 ‘국민 참여형 국민 성장펀드’와 비교해 세제 혜택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앞으로 세제 정책, 금융 규제, 자본시장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할 수밖에 없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다. 특정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은 과거보다도 더 많은 위험 부담을 져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적금과 상장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자산을 편입하는 전략으로 BDC를 눈여겨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신한금융그룹의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 그룹으로 투자전략(18명), 주식·섹터(21명), 투자상품(12명), 포트폴리오(15명), 외환(3명), 부동산(10명), 세무(14명), 상속·증여(4명), IB(3명) 등 총 100명의 전문위원과 수석전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리=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강진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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