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우리 지역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과 군수, 지방의원을 선출한다.
후보들은 정당 공천을 거쳐 5월 15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5월 2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6월 3일 투표로 선출된 단체장과 의원들은 앞으로 4년 동안 충청북도를 이끌게 된다.
한국 사회의 정치 상황은 매우 역동적이다.
2024년 12월 계엄을 선포했던 제20대 대통령은 탄핵됐고, 2025년에는 제21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새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하듯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권을 가진 민주공화국이다.
그럼에도 다시 국민주권을 강조해야 하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지방자치이다.
주민이 선출한 대표자를 통해 지역의 일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유권자가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직접 선출한다.
중앙집권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5·16 군사정변 이후 지방자치가 중단됐다가 1991년 지방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1995년 단체장 선거까지 실시하며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열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절차적 민주주의 정착, 시민사회운동 성장, 지방언론 활성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지방정부는 투자유치와 택지개발, 인구 증가 등 지역발전 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했다.
동시에 시민사회에서는 자치와 분권, 복지와 환경, 노동과 인권 등 지속가능성과 사회 정의를 요구하는 새로운 의제가 등장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방자치는 자리 잡았고 지방정부의 역할도 확대됐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초기 지방자치는 정책과 능력보다 파벌과 인맥이 중시되는 구조였고 부패와 무능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중앙집권적 정치·행정체계가 유지되면서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 자립도 역시 충분히 강화되지 못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 문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성장했지만 정당공천제 구조 속에서 지방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의 하위 구조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선거와 유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방선거의 결과가 국가와 지역사회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역할은 두 가지, 정책을 표출하는 일과 후보를 선택하는 일이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앞서 무엇을 위해 투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책과 공약, 경력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의 역할을 선거 기간에만 한정하는 것도 문제다.
선거 때는 후보들이 겸손한 모습으로 지지를 호소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관계는 쉽게 뒤바뀐다.
유권자는 시민으로 돌아가고 당선자는 권력을 갖게 된다.
선거 이후에도 유권자의 역할이 지속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임기 동안 정책과 공약의 이행을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상시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충북의 환경단체들은 녹색전환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정당과 후보 중심의 선거를 지역사회와 유권자 중심의 선거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녹색전환을 논의하는 공론장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은 지금 시대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의 환경단체들은 연대 협력 기구인 충북녹색전환포럼을 출범시켰다.
충북을 녹색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포럼은 '녹색전환 10대 정책과제'를 도출해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제안했고 후보들의 동의 여부를 공개하며 정책 선거를 촉구했다.
민선 8기 충청북도 출범 이후에도 녹색전환 정책을 도정에 반영하기 위한 소통과 협의를 지속했다.
그 결과 2024년부터 충청북도 탄소중립 실천협력사업이 추진됐고 400여 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충청북도 탄소중립실천협의회가 출범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정파와 이해관계를 넘어 협력하는 지역 메타거버넌스 구축의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충북녹색전환포럼은 확대·개편을 통해 기후환경 시민들의 재결집을 모색하고 있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정책적 대응 활동을 통해 충북지역 녹색전환을 위한 결정적인 국면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정책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도지사와 시장·군수 후보들의 공약에 반영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누가 민선 9기에 충청북도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누가 선출되더라도 녹색전환 정책과제를 실행하게 할 수 있는 구동력과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임기는 제한되어 있지만 투표권은 반복해서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유권자의 존재를 각인하고 역할과 위상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대표이사·위기관리학 박사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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