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건물 폐쇄·교통 통제 등 이유
회사 사정으로 ‘강제’는 위법 소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회사가 광화문 근처인데 갑자기 금요일 오후 전 직원 반차를 사용하라는 공지가 나왔다. 회사가 강제로 연차를 쓰게 할 수 있냐”는 취지의 상담이 연이어 접수됐다고 18일 밝혔다. 공연 당일을 근무일로 계약했음에도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공연 전날인 20일 오후 9시부터 공연 이튿날인 22일 오전 6시까지 광화문 일대 교통이 전면 통제되기 때문에 일부 건물들이 폐쇄되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직장갑질119는 연차휴가 사용 시기는 노동자가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근로기준법에 노동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부여하게 돼 있으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시기 변경이 가능하다. 회사 사정을 이유로 연차 사용을 강제하는 일은 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연차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연차 제도가 규정돼 있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
다만 회사의 요구가 있었더라도 노동자 의사로 신청·승인된 연차는 일방적으로 철회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연차 사용 의사가 없다면 신청서를 먼저 제출하지 말고, 근무 여부에 대한 회사 지시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연 전후 노동자를 쉬게 하는 경우 휴업수당 지급 여부가 쟁점이 된다.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휴업수당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 책임으로 휴업할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공연으로 인한 혼잡이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면 경영상 판단에 따른 휴업으로 보고 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나 프리랜서·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근로기준법 적용이 제한된다. 계약이나 취업규칙에 관련 규정이 없다면 연차나 휴업수당을 요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김자연 노무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연차 강요나 휴업 강요가 공공연하게 발생한다면 축제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라며 “노동자의 쉴 권리에 대한 두터운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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