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유 2400만 배럴 확보] 4월 석유대란 우려속 원유 긴급 도입
호르무즈 우회로 복구되는 즉시… 韓-UAE 유조선에 나눠 보내기로
印은 UAE, 日은 알래스카산 타진
EU, 러産 원유 라인 재가동 요청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8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직접적인 표현으로는 ‘넘버 1 프라이어리티(Number 1 Priority)’라고 분명하게 약속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UAE에서 이날 새벽 귀국한 강 실장은 “다양한 공급처를 통해 총 18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확정했다”며 “지난번 공급받은 600만 배럴까지 고려한다면 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4월 석유 대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가 석유 확보전에 나선 가운데 정부가 계획 중인 석 달 치 비축유 방출량(2246만 배럴)을 넘어서는 원유를 확보한 것이다.
● 姜 실장 “필요하면 언제든 원유 긴급 구매 합의”
한국과 UAE는 한국 국적 선박 6척으로 1200만 배럴을, UAE 국적 선박 3척으로 600만 배럴을 각각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UAE로부터 긴급 도입하기로 한 2400만 배럴의 원유는 수출 물량을 포함한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 약 280만 배럴의 8배 수준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한 나프타를 적재한 선박 1척도 UAE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이동 중이다.
한국과 UAE는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 경로를 모색하는 ‘원유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기로 했다. 강 실장은 “중동 상황 진행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UAE로부터 원유를 긴급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말했다.
통상 20일가량이 소요되는 선박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2400만 배럴의 원유가 국내 비축기지에 도달하기까지는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석유 통로인 UAE 푸자이라 항구는 16일(현지 시간) 이란으로부터 이틀 만에 두 번째 공격을 받아 원유 선적이 중단된 상태다. 강 실장은 “내가 UAE에 도착한 아침에도 원유를 공급하는 곳, 항구가 타격을 받기도 했다”며 “수일 내에 복구가 되는 대로 원유를 바로 실어 보낸다는 의미”라고 했다.
강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원유 수급권 확보’ 임무를 받고 15일 자정 무렵 전쟁 중인 UAE로 출국했다. 그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강 실장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렇게 전쟁 상황에 특사를 보내준 대한민국과 방문한 비서실장에 대해 여러 차례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전했다.
강 실장은 UAE 현지에서 이란 드론 공격으로 귀국편이 취소돼 ‘무박 4일’ 일정으로 제3국을 경유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위험해서 걱정됐는데 잘하셨다. 성과도 기대 이상”이라고 격려했다.
● 치열해지는 글로벌 석유 확보 경쟁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적인 석유 수급 불안이 확산하면서 각국은 석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무함마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원유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방송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알래스카산 석유 공급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하는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을 재가동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도 UAE 원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원유 수급이 되는 나라가 몇 군데 없고, 많은 나라가 (UAE 측을) 만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부분에서 더 절박한 마음을 갖고 UAE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 등지에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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