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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0 (금)

    “우리는 당신과 가족의 모든 걸 안다” 모사드, 이란 군경 간부에 협박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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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 받은 간부 “나는 적 아냐

    형제여, 제발 도와달라” 간청

    조선일보

    이스라엘 국방부가 이란 남부 하마단에서 헬기 MI-17를 폭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I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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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군경 간부들에게 개별적으로 협박 전화를 걸어 사기를 약화시키는 심리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정권의 통제력을 흔들기 위해 일선 간부들까지 체계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한 모사드 요원은 최근 이란 경찰 사령관급 고위 간부에게 직접 전화해 “우리는 당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했다. 요원은 이어 “국민의 편에 서지 않으면 당신의 운명도 당신 지도자와 같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권에 계속 충성하면 지난달 28일 공습 첫날 폭사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처럼 제거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전화를 받은 이란 간부는 이에 “형제여, 코란에 맹세코 나는 적이 아니며, 이미 죽은 목숨”이라며 “제발 나를 도와달라”고 간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모사드가 경찰뿐만 아니라 혁명수비대 산하 치안 부대, 바시즈 민병대 소속 간부 다수에게도 전화를 걸어 가족의 실명과 주소 등 개인 정보를 거론하며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또 정권에 반대하는 민중 봉기가 일어날 경우 가담하거나, 최소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공습 초기부터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 국민이 정권을 전복할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심리전의 목적이 이란 안보 인력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들이 봉기를 일으켰을 때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도록 조직을 와해하려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봉기를 일으키도록 불만 세력을 부추기는 등 이란 정권 축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런 심리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철저한 역할 분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란의 군사력과 산업력을 겨냥하고, 이스라엘은 내부 통제 구조를 목표로 공격하기로 역할을 나눴다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미 군 야전부대의 기강과 사기가 ‘재앙의 경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병사 두 명당 탄약이 20발밖에 지급되지 않고, 물과 식량도 부족한 상황에 심리전까지 겹쳐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 내 군 관련 시설 상당수가 공습으로 파괴되면서 일선 군경은 차량과 체육관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전투기·드론의 추격을 피해 “하룻밤 묵게 해달라”고 민간에 간청하는 실정이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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