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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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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 파괴” 호언장담 비웃은 이란···사거리 2배 늘려 인도양 ‘미·영기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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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미 해군이 공개한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전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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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이 4000㎞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동안 미사일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해 온 이란이 사정거리 4000㎞에 달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쟁 기간 이란의 미사일 역량을 대부분 파괴했다는 미국·이스라엘의 주장과 달리 이란의 미사일 역량이 고갈되지 않았으며,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이란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미·영국 합동 군사기지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중 한 발은 비행 중 불발됐고, 다른 한 발은 요격당한 것으로 보인다.

    2발 다 목표물에서 빗나갔지만, 이번 미사일 공격은 이란이 런던,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를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퀸시 책임국가전략연구소의 트리파 파르시는 “이란이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종류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이란의 사정권 밖에 있다고 생각했던 다른 기지들이 실제 사정권 안에 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CNN에 말했다.

    인도양 차고스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에 있는 이 기지는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핵잠수함,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배치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이란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CNN은 지난해 미 국방정보국(DIA) 비공개 평가를 인용, 이란이 만약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추구한다면, 2035년까지 군사적으로 실용 가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서방은 이란이 미사일 사거리를 늘려 유럽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넣을 가능성을 우려해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사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이란 정부는 미사일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2017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 지도자는 미사일 사정거리를 2000㎞로 제한할 것을 지시했으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란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무기는 개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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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미사일 사거리 추정치 (단위: km 자료: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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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주 발사체(SLV)를 이용하거나, 기존 미사일을 개조해 사거리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 샘 레어는 “이란 우주발사체들이 탄도 미사일 용도로 사용될 경우, 이란의 역내 미사일 전력보다 더 먼 거리의 사거리에 도달할 수 있다”며 “우주 발사체는 탄도 미사일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레어는 또한 이란이 더 가벼운 폭발물을 사용해 미사일 사거리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아마 탑재량이 너무 적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코람샤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이란 정권이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에서 이란을 담당했던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군비통제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는 이란 정권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위험도 커졌다며 “이란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을 자제해왔지만, 그 전략이 명백히 실패했음이 드러난 지금 핵무기를 억지력으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실제로 목표물인 디에고 가르시아에 도달할 수 있는 정확성을 갖추고 있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장거리 미사일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개발하는 것은 극도로 복잡한 작업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이란의 공격은 영국 정부가 이날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잉글랜드 남서부 페어퍼드 기지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이란은 영국이 미군에 자국 공군기지 사용을 허용하자 이란에 대한 공격에 동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의 공격에 대해 “무모한 위협”이라고 비판하면서 “방어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격적 행동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더 큰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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