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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트럼프 ‘전력시설 공습’ 위협… 이란, 美-英 기지에 ‘4000km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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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 통첩]

    美, 이란 군사시설 넘어 발전소 노려… 산업-통신-군수 등 동시 붕괴 전략

    이란 “에너지-담수화 시설 보복”

    서유럽 도시 ‘미사일 타격 능력’ 과시… 이스라엘 핵시설에도 맞불 공격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공격 범위를 발전소까지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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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란을 궤멸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며 공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상륙강습함 ‘복서함’ 등 군함 세 척과 해병대·해군 병력 약 2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일본에 주둔 중이던 해병대 2500여 명을 이미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의 반격도 거세다. 이란은 20일 자국에서 4000km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 발은 비행에 실패하고 다른 한 발은 요격됐지만,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까지 겨냥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또 21일에는 걸프지역 등의 미국 관련 에너지와 정보기술(IT) 인프라,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보복 의지를 밝혔다. 식수 공급에 절대적인 담수화 시설 공격은 사막기후인 걸프지역 특성상 대규모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 모두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이번 전쟁이 더욱 격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美 증시 하락, 연료값 상승에 트럼프 불안 폭발”

    그동안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기지, 드론·해군 전력, 방공망 등 주로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집중 공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발전소 공격은 군사 분야는 물론이고 산업·통신·행정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국가기능 타격’ 전략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초강수를 경고한 건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국제유가 급등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로선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유권자들의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미 증시가 금요일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이 크게 오르자 트럼프의 불안감이 토요일(21일) 밤 폭발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초조함을 보여주는 사례란 지적도 있다. 그는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히기 하루 전엔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이 4주째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목표에 대해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토요일의 최후통첩은 이런 혼선의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늘 그렇듯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 이란, 사거리 4000km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 ‘핵시설’도 공격

    동아일보

    美-英 기지 있는 디에고가르시아 영국과 미국이 함께 이용하는 군사기지가 위치한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섬 전경. 20일(현지 시간) 이란은 자국에서 4000km 이상 떨어진 이곳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목표물 타격에는 실패했다. 디에고가르시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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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도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이 2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 요충지다. 이란이 사거리가 4000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처음으로, 미국의 동맹인 서유럽의 주요 도시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거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이란은 미사일 사거리를 2000km로 제한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거리 2000km만으로 ‘주적’ 이스라엘 공격이 가능하고 미국에 공격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21일 이스라엘의 핵심 핵시설이 있는 남부 사막도시 디모나를 공격해 7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디모나엔 핵원자로를 갖춘 시몬 페레스 네게브 핵연구센터가 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핵단지를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테러 정권과 그들이 의존 중인 시설을 겨냥한 공격 강도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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