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 교육 교사 박현주씨 편지에
韓맥도날드, 키오스크 싣고 섬 찾아
/한국맥도날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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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12시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 있는 신평리 마을회관. 한국맥도날드 직원들이 서울에서 가져간 키오스크를 설치하자 마을 어르신들이 “저것이 키오스크인가, 그것인가 보네”라며 웅성거렸다. 맥도날드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이제 주문을 받겠습니다”라고 하자 문해 교실 3년 차 이인진(71)씨가 제일 먼저 키오스크 앞에 섰다. 화면을 꾹꾹 누르던 이씨는 “이것을 누르면 햄버거가 뿅 하고 나오는 게 맞는데… 책에서 공부한 것처럼 되지가 않네잉”이라고 했다.
이날 인구 3300여 명의 작은 섬에 맥도날드 임시 매장이 차려진 건, 지난해 11월 전해진 한 통의 편지가 계기였다. 금일도에서 한글을 모르는 주민들의 문해 교육을 맡고 있는 박현주(54)씨가 “할머니들이 키오스크 수업에서 배운 것처럼 실제로 주문하고 맛있는 버거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박씨는 맥도날드 측에 “금일도는 완도에서 버스로 1시간 간 뒤, 약산면 당목항에서 다시 20분 배를 타야 들어오는 섬”이라며 “맥도날드까지 소풍 갈 엄두를 못 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2023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디지털 문해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디지털 문해 교육 교재 5000권을 전국 문해 교실에 지원하고 있는 한국맥도날드는 키오스크를 짊어지고 금일도로 향했다.
어르신들이 마을회관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끝내자 직원들이 주문받은 햄버거를 내놨다. 쿼터파운더 치즈 버거 세트를 받은 한 할머니는 “오메, 이것이 진짜로 나왔네”라고 했다. 이 햄버거는 70㎞ 떨어진 목포의 맥도날드 두 곳에서 공수했다. 감자튀김이 놓일 자리에는 할머니들 입맛에 맞는 망개떡이 놓였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날 섬의 다른 주민들에게도 햄버거 300인분을 선물했다.
문해교실 할머니들은 마을회관 인근 정자에 앉아 “아따, 미국 음식도 맛만 좋네” ”내가 시킨 귀한 햄버거구만“이라며 수다를 떨었다. 작년 9월 ‘2025 세계 문해의 날’에 열린 전국 성인 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맥도날드 대표이사상을 받은 최인순(78)씨는 ”문해 교실에서 배운 글자가 화면에 나타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며 ”다음에 육지에 나가면 햄버거를 다시 먹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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