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동 재편할 ‘역사적 기회’ 주장”
사우디 측은 부인 “공격 멈추게 할 것”
트럼프 “빈 살만은 전사”
지난해 미국 백악관에서 반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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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전쟁에서 이란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려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어중간하게 전쟁이 끝날 경우 이란이 체력을 회복해 중동에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같은 소식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 전쟁을 지속할 것을 압박(pushing)했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중동을 재편할 ‘역사적 기회’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지난주 이뤄졌는데 빈 살만은 “이란은 걸프 지역에 장기적인 위험이 되고 있으며 현 정부를 제거해야만 해결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는 이란을 장기적인 위협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같은 입장이지만, 국가 붕괴까지 원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빈 살만은 트럼프와 대화에서 지상 작전도 옹호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란 석유 시설 중심지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기 위해 특수 부대를 동원한 지상 상륙 작전 카드를 검토 중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찬성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이란에 대한 공세가 어설프게 끝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이란에 꼼짝 못 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에도 이란이 반복적으로 같은 전략을 쓸 수 있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위기그룹 걸프 지역 책임자인 야스민 파루크는 NYT에 “사우디 측도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끝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2023년 7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재개했다. 당시 사우디는 ‘비전 2030’이라는 국가 개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안정적인 국제 정세가 필요했고, 중국의 주재로 외교적 데탕트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 이란전에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 정유소, 미국 대사관 등에 파상 공격을 퍼부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는 지난주 “조금이나마 존재했던 (이란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평가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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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이 트럼프에게 “계속 공격”을 주문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파이살 왕자는 “우리가 가진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수단을 통해 공격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보도 내용과 관련해 “그는 전사이며 우리와 함께 싸우고 있다”면서 인정하는 듯한 취지로 답했다.
트럼프는 2기 정부 들어 빈 살만과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사우디가 미국의 핵심 동맹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그가 백악관을 찾았을 때 빈 살만이 배후로 지목됐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빈 살만)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옹호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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