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시민·소비자단체 간담회에서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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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금융권 전반에 소비자보호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출범하고 사전 예방 중심의 감독체계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은행과 빅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등 전 업권이 동시에 규제 압박에 직면했다. 기존의 사후 제재 중심 감독에서 벗어나 사고 발생 이전 단계부터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금융권의 대응 부담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일 협의회를 열고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업권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된 제재 방침을 예고했다. 특히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IT 기반 서비스 비중이 높은 사업자에서 전산 장애와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잇따르자, 향후 유사 사고가 재발할 경우 별도의 감경 없이 법정 수준의 제재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순 오류를 넘어 관리 부실로 판단될 경우 금전적 제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사실상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감독 범위 역시 은행 중심에서 전 금융업권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금감원은 IT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체계를 핵심 점검 대상으로 설정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IT 리스크를 개별 금융회사의 문제가 아닌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권역별이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 환경 역시 감독 강화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증시 자금 유입과 맞물려 은행 창구를 통한 주가연계 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 경쟁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경우 강도 높은 제재가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도 소비자보호 흐름에 맞춰 관련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기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도입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하반기 제시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반영한 조치이기도 하다.
감독 기조 변화는 금융권의 대응 방식에도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요 금융사들은 IT 인프라 투자 확대와 내부통제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상품 설명 의무 강화와 사전 리스크 점검 절차를 재정비하는 등 소비자보호 중심의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특성상 IT 안정성이 곧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관련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역시 최근 환전 오류 사례를 계기로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전산 안정성과 내부통제, 소비자보호를 서비스 운영의 기본 전제로 삼고 시스템과 프로세스, 인력 운영 전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사전 예방과 상시 점검, 이상 징후에 대한 조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기반으로 관련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분실 신고, 착오 송금 중개, 도용 신고, 구매 분쟁 신고 등을 처리하는 금융안심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 중이다. 앱 내 통합 보안 솔루션을 통해 비정상적인 접근이나 악성 앱 위변조 시도, 피싱 공격 등 다양한 위협을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이용자에게 경고 알림을 제공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가족 보안 지킴이', '사기 이력 탐지기', '계좌지킴이' 등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금융 안전을 사전에 관리하는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내부 통제와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점검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내부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시스템 오류 재발 방지를 위한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감독 강화는 단순한 규제 확대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보호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도 사전 예방 중심의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감독 업무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책임성을 강화해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의 무게 중심이 사고 이후 대응에서 사전 차단으로 이동했다"며 "IT 안정성과 내부통제 수준을 고도화해 소비자보호에 방점을 찍는 것이 금융권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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